
왜 오산과 광명인가. 저와 양 시장은 2010년 함께 기초 지자체장을 시작한 공통점이 있다. 두 도시는 발전 전략이 달랐지만 교육과 관광 두 분야에서 풀뿌리 자치단체의 행정혁신을 이룬 성공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명시는 40년 동안 방치된 폐광을 매입해 최고의 관광지로 일대 혁신을 이뤘다. 6년 전 광명시는 관광불모지였으나 광명동굴이 개발된 뒤 2016년에는 무려 142만명의 유료관광객이 다녀갔다. 외국인 관광객도 4만3천여 명이나 방문했고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전도 열어 국제적 관광지로도 가능성을 열었다.
오산시도 비슷한 혁신을 이뤘다. 7년 전 기초지자체가 교육에 관심이 미약하던 시절에 '학교가 살아야 도시가 산다'는 교육을 통한 도시재생 전략을 세웠다. 혁신적이면서 창의적인 공교육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혁신교육센터를 설립해 오산형 혁신교육모델을 개발하고, 토론문화 활성화, 보편적 수영교육, 시민참여학교, 1인 1악기 통기타, 1인1체육 줄넘기, 1인1외국어, 일반고 얼리버드 프로그램, 진로체험 미리내일학교 등 교육사업에 행정역량을 집중 투입해왔다. 그 결과 '아이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에서 '교육 때문에 머무는 도시'로 교육도시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착하는데 성공했다. 평생학습대상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오산시 전역의 학습자원을 통합한 도시캠퍼스형 시민대학 '오산백년시민대학'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저와 양 시장은 시장 취임 초기 혁신교육 선진지를 둘러보기 위해 북유럽을 함께 간 적이 있다.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했는데, 여행 도중에 일행을 빠져나와 각각 다른 곳을 둘러보러 떠났다. 양 시장은 유럽의 동굴 개발 사례를 찾았고 저는 핀란드 교육도시를 찾았다. 그 때 저의 머릿속은 온통 교육으로 꽉 차 있었는데, 그의 머리는 절반이 교육 절반이 동굴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 상대를 부러워하며 눈을 맞춰왔지만, 이번 협약은 이심전심 광명시장이 먼저 제안했다. 1개월 전에는 제가 광명시 공직자들한테 오산교육에 대해 강연했고, 이번 행정협약을 맺은 날에는 양 시장이 우리 오산 공직자들에게 광명동굴에 대해 강연했다. 오산을 교육도시로 만드는 과정도 그렇지만, 양 시장이 광명동굴을 개발하는 과정도 참으로 험난했다. '모두가 미쳤다면서 말렸다'고 한다. 같은 지자체장이긴 하지만, 그 용기와 뚝심과 진취성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오산은 올해 중요한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한다. 광명시 노하우를 배워 독산성 개발, 죽미령 유엔군초전기념 평화공원, 미니어처 테마파크, 대형안전체험관, 오산천 복원사업 등에 활용할 것이다. 광명시 또한 오산 교육을 활용해 많은 발전을 이룰 것을 기대한다. 협력과 공생, 이것이 바로 시대 화두다. 정치권에서도 협치, 연정, 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오산시는 광명시와 함께 대한민국 발전을 리드하는 새로운 지자체간 협력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다.
/곽상욱 오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