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통 초기부터 수요예측 실패로 인한 사업 손실과 잦은 운행정지 사고로 인해 지역의 골칫거리로 떠올랐지만, 그래도 일정부분 시민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던 터라 지역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시민의 세금으로 떠안아야 할 보전금을 생각하면 의정부시민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의정부시에서는 경전철 정상화를 위해 지방채 발행과 민간위탁방식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정상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그 방법도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이 엄청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사실 지난 5년간은 인구증가에 있어 최전성기였다. 그런 시기에도 적자가 났는데 인구감소시대에 어떻게 될지 답답할 뿐이다. 따라서 경전철 정상화는 즉시적인 재개통만 염두에 두지 말고 10년 아니 50년 후에 현재와 같은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다각도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개통시에도 현재와 같이 많은 손실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인지 한번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개통이 불투명해 진다면, 노선을 철거할 수 없다면 경전철을 다른 방식으로 품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먼저 경전철노선을 의정부시 '공중철도공원'으로 조성하여 의정부시 '선형공원축'으로 조성해 봄이 어떤가 제안해 본다. 의정부시는 도봉산, 수락산, 사패산, 천보산 등 주변이 천혜의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도심 속의 공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구도심 일원에는 시민들이 쉴만한 공원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구도심 일원을 통과하는 경전철 노선을 공중철도공원으로 조성한다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휴식처가 될 것이다. 맨해턴의 하이라인철도공원은 1980년대 이후 20년간 방치한 1.6㎞ 고가철도구간을 공중공원으로 조성하여 뉴욕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다. 이보다 더욱 긴 약 10㎞에 달하는 경전철구간을 공중공원으로 조성한다면,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더욱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경전철 구간을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로 구성하여 의정부시의 '녹색교통축'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걷기와 자전거 타기는 현대 도시민의 필수요소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비계획적 도시라 도심에서 걷기와 자전가 타기가 매우 불편한 도시다. 10㎞에 달하는 경전철 구간은 터미널, 학교, 시장, 시청사, 도청사, 전철역 등 의정부시 중요 지점을 모두 통과하고 있다. 이 경전철 구간을 공중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자전거도로와 보행자도로를 겸용하게 한다면 의정부시의 핵심공간을 걸어서, 자전거를 타면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의정부시를 녹색교통의 천국으로 탈바꿈시킬 것이 분명하다. 경전철보다는 느리겠지만 운치있는 명품녹색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전철역사를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복합커뮤니티센터로 조성하여 지역주민의 '공중사랑방'으로 꾸미는 것이다. 의정부경전철 역사는 총 15개가 있는데, 이 역사들을 대학이 가까운 역은 창업관련 스타트업 역사로, 시장이 가까운 역은 시장방문객의 쉼터로, 시청사나 도청사의 역은 민원실로, 해당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특화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의정부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경전철은 현재는 시민의 골칫거리다. 앞으로도 시민의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골치덩이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경전철운행이라는 제한된 틀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세계적인 명품이 될 수 있는 좋은 지역자산이기도 하다.
/최주영 대진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