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중앙정부의 그늘에 안주하지 말고
인천만의 장점 잘 활용해 경쟁력 키워야
민심 잘 읽고 독선 아닌 중지모아 주길 바라
전임시장의 잘한 부분은 적극 장려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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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이사장·前 인천연수구청장
압도적인 시민의 지지로 인천의 수장이 된 박남춘 당선인에게 뜨거운 축하를 보낸다. 첫인상은 좀 날카로워 보이지만 내면은 한없이 포근하다는 것이 필자가 평소 보아온 당선인이다. 방대한 시정을 이끌며 서민을 보듬는 일에 그 포근한 심성이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거기에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인천인이니 시민들이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당선인의 성장과정이 탄탄하고 배경 또한 든든하여 인천으로서는 역대 그 어떤 시장보다 추진력과 실천력을 겸비한 수장을 얻은 셈이다. 기치로 세웠던 새로운 인천을 목표로 시정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확신한다. 그동안 중앙정부에서만 있었으니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철학 또한 달라야 한다. 중앙에서 간과되기 쉬운 지방만의 독특한 문화와 차별화 전략에 대한 구상이 기본 되어야 할 이유이다. 지방정치는 생활정치이며 현실정치이다.

인천은 서울의 그늘에 가려 인프라는 물론 시민 정신조차 부산이나 대구에 비해 낮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역대 시장이 그런 것을 몰랐다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나 아직도 해소되었다는 인식은 부족하다. 한결같이 인천 정신을 부르짖었지만 아직 많이 미흡한 것이다. 시장이라는 자리는 참으로 어려운 자리이다. 당선인은 엄숙히 시민들에게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를 새삼 다져야 한다. 촛불로 확인된 민심, 대통령 탄핵, 경천동지하는 남북한 관계에 부응하여 구름처럼 몰아친 민심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말이다. 지지율에 고무되어 교만과 자아도취를 한다면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입성했다는 차가운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너무 중앙정부의 그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지방도 경쟁이 치열하다. 인천만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타 지역에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을 장려해야 한다.

업(業)은 이루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 말을 타고 전쟁에서 이겼다고 해서 말 위에서 정치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인천인으로서 인천의 제반 사정을 잘 알고 있을 당선인이기 때문에 필자의 조언은 사족이 될지도 모른다. 어느 자리이건 수장이 되면 처음 6개월은 청렴과 헌신을 각오로 공사생활과 신변관리를 완벽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심은 사라지고 차츰 권력의 안락함에 빠져버린다고 한다. 박남춘 당선인은 신독의 자세를 잃지 말고 자나 깨나 인천을 위해 한 몸을 바친다는 각오를 가져주기 바란다.

인천의 민심을 잘 읽고 인천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독선이 아닌 중지를 모아가 주기를 바란다. 인천의 원로들, 공직자, 사회단체, 지식인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기 바란다. 지도자의 조건 중의 하나가 일신의 영달을 바라지 않는 충직한 인재를 널리 구하는 일임을 명심하고 사람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전임시장이 잘한 부분은 적극 장려하여야 한다. 공들인 사업에 대하여는 사업의 방향과 진행 상황을 객관적으로 검토한 뒤 시민의 입장에서 결정해야 한다. 특히 주군의 마음은 넓어야 한다. 최근 진보와 보수로 더 갈라진 것 같은 우리의 모습은 마치 해방 후의 갈등을 보는 듯 걱정스럽다. 앞으로 변화될 남북 상황에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도시가 인천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시장이 앞장서 포용과 배려로서 시민의 일상을 보듬고 솔선할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힘 있는 인천시장을 원하고 얻었다. 유권자의 권리 주장에 앞서 시의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하는 것도 시민의 바른 자세이다. 이제 믿어보자. 인천의 새로운 시작을 약속한 박남춘 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똘똘 뭉쳐보자. 6월의 싱그러운 날, 박남춘 시장의 새 출발에 300만 인천시민이 한마음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이사장·前 인천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