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부터 직업성 급성중독 연구중
얼굴 잘 밀착땐 유해물질 사고 예방
"업주·근로자 모두 주의 기울여야"
지난 2018년 5월 인천 남동산단의 한 도금사업장에서는 직장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된 20대 청년이 시안화수소중독으로 숨졌고, 지난해에는 인천의 학교 급식실 조리종사원들이 집단으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응급실에 실려오기도 했다.
열악한 작업환경이 만들어낸 유해물질로 인한 급성중독 사고들이다.
함승헌(35)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열악한 환경에서는 호흡보호구(마스크)가 노동자 개개인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이자 방패"라며 "근로자 개개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선 적절한 마스크를 골라야 하고 올바른 착용법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교수가 일하는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는 지난 2017년부터 안전보건공단, 고용노동부와 함께 직업성 급성중독 질환 관리체계 시범 운영 사업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천지역 직업성 급성중독질환 사고에 대한 예방활동과 사고 발생 후 조사를 통해 전국에 다른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알리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유해물질로 인한 근로자 급성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환기·배기 시설을 갖추는 등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개선이 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업주의 처분만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면서 "내 몸에 맞는 적절한 마스크를 잘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얼굴에 잘 밀착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그는 "사업장에 가보면 얼굴에 밀착하지 않는 보호구를 착용하거나, 방한 마스크 위에 보호구를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쓰지 않는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 "얼굴에 잘 밀착되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을 찾아 사전에 검사를 받는 등 업주와 근로자가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칙은 일상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쓰는 마스크에도 적용이 된다. 제대로 된 인증을 받은 국산 마스크도 잘 얼굴에 밀착해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함 교수의 원칙이다.
그는 "값비싼 외국 브랜드의 고가 마스크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고 실제 외국 제품도 많이 수입돼 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의 얼굴에는 안전보건공단의 인증을 받은 국산 제품이 더 잘 맞을 수 있다"면서 "비싼 해외 제품을 고집하지 말고 국산제품을 얼굴에 잘 밀착해 쓰면 된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