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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형제 중 동생이 치료 중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는 가운데 2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형제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동생의 명복을 빌며 추모리본을 달고 있다. 2020.10.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새집서 어머니와 일주일간 휴식
다시 입원해 재활 치료 진행키로
형 "도와준 분에 감사 전하고파"
성장기 아동 피부이식 지속 필요

제도 허점 보완에도 '돌봄' 부족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 사고'로 크게 다친 형이 퇴원할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학대 의심 아동을 적극적으로 구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는데, 이와는 별개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아동 돌봄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5일 모금단체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에 따르면 화재로 다친 형제의 형 A(11)군은 이날 퇴원했다. A군은 지난해 9월부터 화상 병동에서 치료받다가 상태가 호전돼 지난달 재활 병동으로 옮겨졌다. A군은 어머니와 함께 앞으로 일주일간 새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재활을 위해 다시 입원할 예정이다.

함께 치료를 받던 동생을 잃은 사실을 접한 A군은 며칠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듯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 또 며칠 동안은 많이 슬퍼하면서 보냈다고 알려졌다. A군은 따뜻한 하루를 통해 "학교에 빨리 가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보고 싶다"며 "도와주시는 분들과 만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형제의 사고를 접한 시민들은 모금단체와 병원 등 여러 곳을 통해 수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모금액은 A군이 차질 없이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간에 걸쳐 집행될 예정이다. 미추홀구 지정기부 단체인 학산나눔재단과 따뜻한 하루에 모인 후원금은 총 3억2천여만원이다.

이 중 일부는 치료·교육·주거 비용 등으로 사용됐다. 지정기탁의 경우 형제 지원을 위해 모금된 금액이 대부분이었으나, 동생 B군이 숨지면서 일부 장례 비용으로 사용돼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따뜻한 하루 관계자는 "A군은 회복 속도가 빠르나 성장기 아동이라 지속해서 피부 이식을 하고, 손을 모았다 쥐는 등 일부 동작을 하는 게 어려워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며 "병원과 재단 등을 통해 기부된 후원금으로 우선 치료비를 사용하고, 장기간에 걸쳐 아동 치료비와 교육, 생활 등에 후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화재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학대'와 관련한 제도적 허점이 보완되기는 했으나, '돌봄'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학교 등 기관의 돌봄이 어려운 상황에 대응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인천 형제의 경우 동네 주민은 물론, 지자체, 학교, 경찰 모두 학대받는 사실을 알았으나 강제적으로 조치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관련 법이 마련된 것"이라며 "앞으로는 돌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적극 논의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