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015년 유치 4년뒤 준공
국내 유일 에너지자립 물류단지
시설 없었다면 소분 이동 어려움

코로나19 백신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경기도 소재 국내 유일의 초저온 보관 물류센터는 '행운'처럼 찾아왔다.
평택 오성 산업단지에 자리한 한국초저온은 LNG냉열을 재활용해 저온 보관 냉매로 쓰고, 수소 연료전지와 태양광을 활용해 자체 구동되는 국내 유일의 에너지자립형 물류단지다.
LNG기지가 있는 평택항이 불과 15㎞ 밖에 떨어지지 않아 원료 수급이 용이하고, 인천항·인천공항이 가까워 각종 수입물품을 보관하기 좋다는 지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5년 합작회사인 한국초저온(당시 유진초저온)을 유치했고 지난 2019년 성공리에 준공됐다.
한국초저온이 코로나19 백신을 보관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이 아니었던 것이다. -60도짜리 창고에선 참치를 보관했고, -80도로 유지되는 초저온 의약품 전용창고는 제대혈(분만 후 아이 탯줄에서 나온 탯줄혈액으로 혈액질환 치료에 이용)보관용이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그 바이러스에 대적할 백신 개발로 정부는 한국초저온이 보유한 국내 유일의 시설에 눈을 돌리게 된다. 특히 -70도로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 냉장 보관이 필수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의 등장으로 '보관' 자체가 백신 접종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됐다.
평택항에서 가져온 LNG는 한국초저온 탱크에서 NG(천연가스)로 기화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에너지가 초저온 시설 가동의 에너지원이 된다. NG는 다시 연료전지로 활용돼 물류시설에서 쓰일 고온수를 만들어내고,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력은 판매된다.
LNG를 활용한 초저온 보관 시설이 없었다면 항공편으로 들여온 백신은 그 자리에서 소분돼 각 접종시설이 보유한 작은 냉동고 속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백신의 변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고, 백신 접종에 변수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한국초저온 관계자는 "2019년부터 가동된 보관시설이 백신 보관용도로 쓰이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안전한 백신 보관이 접종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당분간 바빠지겠지만 최선을 다해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