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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순 성남시의회 의장
계묘년(癸卯年) 새해 인사를 나눈 지가 엊그제인데 벌써 24절기 중 3번째 절기인 경칩을 맞이했다.

예로부터,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이 지나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고 바야흐로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성남시의 의정에도 새봄과 같은 활기찬 기운으로 새로운 도약을 할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1월13일 주민주권 구현, 지방의회 독립성 확보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돼 시행됐다. 지방자치의 활성화는 지방자치단체와 더불어 지방의회가 그 본연의 임무를 다할 때 가능하기에, 지방의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성남시의회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의회의 역할 강화를 추진해 왔다.


상임위 중심 조직 개편… 담당자 직속 배치
'연구단체' 구성·운영으로 입법 활동 강화
우수 '정책지원관' 도입해 인적 역량 강화
'자치분권 2.0' 맞이해 본질·역할 모색해야


■ 운영 방식 개선-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조직개편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제 하에서 지방의원들은 그 역할에 비해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1년 동안 지방의회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치는 점차 높아져 왔다. 이러한 간격을 보완하고, 상임위원회 중심의 입법활동 등 의정활동을 강화하고자 2023년 1월 의회조직의 개편을 단행했다.

종전의 의회사무국은 사무국장 이하 5개의 전문위원실과 6개의 팀으로 구성돼 상임위 담당 주무관은 의사팀에, 정책지원관은 정책지원팀에 소속돼 운영돼 왔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전문위원, 상임위 담당 주무관과 정책지원관을 각 상임위원회 직속으로 배치하고 집무실 또한 해당 상임위 의원실과 가까운 곳으로 물리적으로 이동해 의원의 의정활동을 더욱 가까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 의원 역량 강화: 의원 연구단체 활동 지원

성남시의회에서는 의원들이 소속 상임위원회와 관계없이 시정 발전을 위하여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연구단체를 구성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정책 개발과 입법 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가 행복한 교육복지 성남 연구회 ▲성남시 스포츠 정책 연구회 ▲성남시민과 함께하는 우리 탄천 관리 연구회 ▲성남시 청년과 함께하는 성남 청년 복지 연구회 ▲탄소중립 문화예술 정책연구회 ▲주차난 해결을 위한 연구모임 등 6개의 연구단체가 현재 활동 중이다.

지난해 각 연구단체별로 정책연구용역 보고회, 정책 토론회, 주민과의 소통 간담회, 현장방문 등을 통해 연구주제별 현황과 문제 도출,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및 기대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성남시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앞으로도 의원연구단체를 더욱더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 인적 자원 강화- 우수 정책지원관 등용

새로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동시에 새로이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됐다. 정책지원관은 '지방자치법' 상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 의원이 지역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개발 및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성남시의회에서는 2022년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인 정책지원관을 일반임기제 7급 상당으로 8명(행정, 환경, 복지, 시설)을 신규 채용했고, 올해에도 9명을 추가로 충원할 예정이다. 또한 정책지원관의 운영·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로 제정해 보다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의회는 우수한 역량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등용해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정책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지방분권화가 진전되면서 지방정부의 권한과 사무이양이 점차 확대될 것이지만 이를 뒷받침하고 견제하고 감독하는 기능을 가진 지방의회가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면 지방자치의 선진화는 요원할 것이다. 30년 전 풀뿌리 민주주의가 처음 새싹을 틔웠고 이제 자치분권 2.0 시대를 맞이해 제2의 도약을 할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지방의회의 본질과 그 역할에 대해 되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크게 도약하기 위해 잔뜩 움츠리는 새봄의 개구리처럼 말이다.

/박광순 성남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