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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익 부천시장
잠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니 곧장 봄이다. 새순도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내민다. 해가 지면 아직 물러가지 않은 겨울의 패잔병들이 게릴라전 벌이듯 옷 틈새를 파고들지만 봄이 주는 설렘은 막지 못한다.

봄은 시작이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봄에 깨어나 겨울에 잠든다. 그렇게 세상은 순환한다. 봄이 지나 여름이 오고, 여름을 흐른 자리에 가을이 싹튼다. 그리고 겨울이 닥친다. 시간이 지나 계절의 마침표가 찍힌 자리에 다시 봄이 피어난다. 우리는 이것을 하나의 순리로 받아들이고 산다. 하지만 이 순리에 조금씩 분열이 가고 있다. 순환의 고리에 금이 생기고 있다. 인류가 그간 자행한 자연 파괴가 점차 누적되면서 임계점에 다다른 듯하다.

기상이변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우리나라 수도권에 쏟아지기도 했다. 부천도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일상 앞에 다가와 있다. 없어야 할 일이 일어나고, 있어야 할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뒤죽박죽 뒤엉키기 시작한 일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에 따른 해법으로 '탄소중립'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로부터 자유로운 국가·사상·종교·민족은 없기에 탄소중립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부천시, 친환경 수소·전기차 보급 적극 추진
녹색성장委 출범 2050년까지 온실가스 '0'


시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만큼 가장 관심을 두는 일은 '정책으로서의 탄소중립'이다. 특히 부천시는 친환경 수소·전기차 보급과 관련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총 사업비 약 506억원 규모로 승용·화물·버스 등 3천197대 전기차 보급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총 200대의 친환경 수소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해 45억원의 예산도 편성했다.

대장·고강·소사 차고지, 옥길 전기충전소, 700여 개의 노후 버스정류장에 태양광 시설 신설과 친환경 수소·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 그린 인프라 조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춘의동 일원에 하루 100대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 1기와 관리동을 갖춘 수소충전소를 올해 12월까지 시험가동 후 내년 1월 정상 운영한다.

올해 3월에는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방침으로 '부천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관련 분야 전문가 다수를 포진시켜 민·관 협력 체계도 갖췄다. 국가 및 경기도 계획의 정합성 확보를 위해 올해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시행하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이행 및 연차별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다. '부천시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은 민선 8기 시정 운영 10대 전략 중 하나인 '탄소중립 선도하는 환경도시'의 첫 번째 공약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천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시민 소통 토론회로 기후위기 공감대 형성
미래세대 온전한 지구 물려줄 책임 다할것


민선 8기 시정의 중심가치인 '시민 소통'을 실천해 시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아내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민소통 토론회를 개최해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사회 공감대를 형성하고,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을 모았다. 최근 발족한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탄소중립실천 부천연대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나선 시민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소명여고 기후정의 선언식에 참석해 탄소중립을 향한 미래 세대의 열정과 가능성을 느꼈던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이날 학생들이 자발적인 토론을 거쳐 '기후위기 시대, 청소년이 바라는 부천의 10대 과제'를 제안한 점도 뜻깊게 다가왔다. 그들은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도시 등을 집중 과제로 선발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우리를 감싸고 있는 기온과 수온, 대기 질 모두 있어야 할 곳에 있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탄소중립 실천에 동참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온전한 지구환경을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부천시는 부천시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봄을, 미래 세대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조용익 부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