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도시 안에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등 3개나 되는 신도시가 조성됐다는 점부터가 서구의 남다른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더군다나 이 신도시들엔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더 기대감을 갖게 한다. 10만 계획인구를 훌쩍 넘어 11만 인구가 사는 청라국제도시는 공연장으로도 활용될 멀티스타디움 돔구장을 비롯해 의료복합타운과 금융타운 등 거물급 인프라가 차례로 들어선다. 계획인구만 18만에 달하는 검단신도시는 최근 택지개발 2단계 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로 대규모 입주가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다. 미니 신도시급인 루원시티 역시 루원복합청사, 소상공인 복합 클러스트에 인천지방국세청을 갖춘 행정복합타운까지 가속도를 붙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60만 서구'에는 가좌·석남동 등 원도심의 역사성과 상징성도 오롯이 담겨있다. 서구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이고 도시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데 묵묵히 제 몫을 해온 '서구의 심장'이다. 최근엔 주거환경과 문화복지 등 도시 인프라 시설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각양각색 재생사업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천시가 민선 8기 역점사업으로 원도심 부흥 프로젝트인 제물포 르네상스를 추진하는 것과도 충분히 연계 가능하다.
인프라 시설 격차 줄이는 재생사업들 활기
'다양성·창의력 변화' 가장 현실화 되는 곳
서구의 60만 달성이 건네는 의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군·8구 체제로 이뤄진 인천에서 처음으로 60만 인구를 달성하며 인천의 성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국 자치구 단위로도 인구 65만의 서울 송파구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잘나가는 대도시권 부럽지 않은 상승세로 내년이면 1위까지도 가능하리라 본다. 한때 '인천의 변방'이라 불리며 인천에서도 촌구석 취급받던 시절과 비교하면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갯벌을 건너야 갈 수 있었던 '개건너', 나루터에서 배를 타며 왕래하던 곳, 99만여㎡에 달하는 땅에서 미나리를 키워 '미나리꽝'으로 불렸던 곳, 바로 우리 기억 속 서구다. 이후 1988년 1월 북구에서 분구하면서 법정동 12개에 15만4천명의 인구로 출발해 27년 뒤인 2015년엔 인구 50만을 달성하며 대도시 특례를 적용받았다. 불과 8년 뒤인 올해엔 인구 60만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60만은 여러 면에서 다양한 의미를 담아낸다. 가장 뜻깊은 건 개청 이후 35년이란 긴 세월 동안 구민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일상,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구정 전 영역에서의 노력이 한 땀 한 땀 더해져 완성됐다는 거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열심히 각자의 하루를 살아내는 가운데 일상 속 행복이 모여 서구의 희망을 피워낸 셈이다.
인구 10만 도시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성과 창의력이 인구 50만 도시에서는 17배로 증가한다는 얘기가 있다. 인구가 5배 늘어날 때 다양성과 창의력이 5배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훨씬 더 커진다는 얘기다. 하물며 서구는 무려 60만이다. 아마도 그 변화가 가장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는 곳이 우리 서구가 아닐까.
올해 늘어나는 사람만큼 정체성 찾아 구현
대한민국 1% 자긍심 품고 '행복도시' 자신
여기에 더해 구성원의 매력이 어우러져 각자 역량을 발휘하고, 서로의 권리와 의무가 균형을 이루고, 외적 내적으로 두루 60만 도시에 걸맞은 규모를 갖춰 모범이 되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덩치가 커진 것만을 자랑하지 않고 그에 적합한 내면의 품격을 갖추는 거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규모를 키워가는 동시에 내적 고민이 동반되는 한 해가 되리라 본다. 늘어나는 인구만큼이나 다양성 속에서 서구만의 정체성을 찾아 구현해내기 위함이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하다'란 명언이 있다. 60만 인구를 등에 업은 우리 서구에 귀감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잘나가는 소수가 이끌어가는 도시가 아닌 60만이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나가는 거다. 한 가지 더 전하자면 구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1%(대한민국 인구 5천155만명)라는 생각으로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 머지않아 우리 서구가 모든 구민이 꿈꿀 수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음악과 예술·문학이 살아 숨 쉬는 행복 도시가 되리라 자신한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