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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서 평택이화초 5학년·초록우산재단 '그린즈'
요즘 초등학생들은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교실 밖에서 놀지 못하고 있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면 시간도 부족한 데다, 학교 체험학습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뛰노는 공간으로 놀이터가 학교마다 만들어져 있지만 평소 이용할 시간도 부족하고 체험학습에서조차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의 '놀 권리'는 경기도가 조례로 보장하는 권리이다. 조례 본문에는 '어린이가 놀이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 나는 고학년이 된 후로 놀이터를 나가 본 기억이 없다. 누군가 못 나가게 막은 것은 아니지만 공부에 치이다 보니 학급활동이나 바깥놀이 할 뚜렷한 목적과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각자 나름의 일정대로 바쁘게 움직인다. 놀고 싶어도 놀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교실에서는 이상하게도 친구들의 발표가 없고 어색할 정도로 조용하다. 아이들이 자신감도 적고 조용할 뿐 아니라 활발히 움직이는 친구들도 적다. 나 역시 고학년이 될수록 공부에만 몰입하다 보니 수업이 지루하고 친구와도 어색해진다.

물론 코로나 영향이 컸지만 만약 이제라도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 기회가 많아지면 다 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 기회가 왔다. 코로나19도 잠잠해지면서 마스크를 쓰는 친구들도 줄고, 학교 활동도 많아졌다.

고학년들의 놀이시간이 부족한 문제는 선생님들의 힘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점심 이외에 체육 시간, 자유시간, 동아리 시간, 그 밖의 시간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가 배려를 해주길 바란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는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충분히 놀아야 한다'고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제는 학교 놀이터가 북적이도록 신나게 놀아보고 싶다.

/공현서 평택이화초 5학년·초록우산재단 '그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