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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복 인천 옹진군수
지난 5일 인천시 주최로 열린 '접경지역종합발전계획 변경(안)' 공청회에서 장봉도 주민들의 원성과 울분이 쏟아졌다. 2019~2025년에 지어질 예정이던 장봉도~모도 간 연도교 건설의 사업기간이 2025~2030년으로 5년이나 늦춰졌고, 사업비도 50억원이나 줄어든 950억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2009년 국도 77호선을 연장해 영종~신도와 장봉~보도간 교량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신도 연륙교는 2010년 착공식을 열었으며, 장봉도 연도교는 2011년 도로기본계획에 사업 계획을 반영하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듯했다. 그 뒤로 벌써 십수년이 흘렀지만 다리 착공은커녕 계획마저 차일피일 미뤄지는 탓에 주민들의 불만과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옹진군 북도면은 장봉도와 신도, 시도, 모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2025년 영종~신도 간 서해평화고속도로가 개통돼 신·시·모도가 육지와 이어지면 장봉도만 진짜 '섬'으로 남게 된다. 장봉도 주민들만 홀로 배를 타고 육지를 오가야 할 처지에 놓인다. 장봉도의 고립으로 인해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에 사용해야 할 행정비용도 만만치 않다. 더는 다리 놓기를 주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특히, 장봉도 주민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밤낮없이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엄청난 소음으로 인해 견디기 힘든 나날을 매일 보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섬 주민들의 연도교 건설을 바라는 숙원을 공항 주변지역 지원사업으로 시행할 명분은 충분하다. 


옹진군 신·시·모도 서해평화道 개통 예정
장봉도만 홀로 배타고 육지로 '주민 울분'


장봉도는 서울과 가까워 한 해 2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다. 장봉도보다 육지와 더 멀리 떨어진 무의도는 다리 개통 이후 관광객이 평일에는 9.4배, 주말에는 3.8배가 늘었다고 한다. 장봉도라면 연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무난하게 유치할 수 있다. 장봉도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역점 시책인 '뉴홍콩시티'와 '제물포 르네상스 개발 사업'의 배후부지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다리가 놓일 명분과 실리는 이미 충분하다. 이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경제성(B/C)과 인천시의 낮은 추진 의지다.

장봉도~모도 간 연도교 건설사업은 두 번의 타당성 조사를 이미 마쳤고, 세 번째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과 2020년에 시행된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업이 반려됐다. 하지만 정책적·지역균형발전 분석인 AHP 측정에선 이 사업은 두 번 모두 기준을 충족했다.

모든 교량은 경제적 타당성이 있어야만 건설되는 것은 아니다. 남부지방에 여러 교량과 인천지역의 석모대교, 교동대교, 무의대교 그리고 영종~신도 간 서해평화고속도로까지 경제적 타당성의 문제를 넘지 못했어도 다리가 지어졌다. 심지어 이 다리들은 개통 이후 실제 교통량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실제로 다리가 놓이면 경제성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도로 열린 무의도만큼 '관광 잠재력' 있어
인천공항 소음피해로 시행 명분도 충분해


인천시는 올해에도 유정복 시장의 비전이 담긴 여러 교통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Y'자(인천공항행) 노선 건설에 1조7천349억원, GTX-B 노선 조기착공과 추가 정거장 설치에 2천억원,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연장선 건설에 1천14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심지어 내년부터 시행되는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위해 연간 351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3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물론 이들 사업은 300만 인천시민의 편의와 인천이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유독 장봉도~모도 간 연도교 건설사업은 지금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장봉도~모도 간 연도교가 건설되면 인천이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다. 내륙과 섬 그리고 해양이 균형 있게 발전해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장봉도~모도 간 연도교 건설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섬 주민도 인천시민이기 때문이다. 장봉도~모도 간 연도교 건설 사업은 더는 미룰 수 없다.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