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오산시는 이미 확보한 국비를 자진 반납하고 있는 분위기다.
오산은 1인 1체육, 1인 1악기, 생존수영 등 혁신 교육의 선구적인 모델로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번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산의 생존수영과 통기타 교육 현장을 참관 후 "좋은 사례를 잘 배우고 간다"라며 오산의 교육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렇듯 오산은 혁신 교육의 수범도시이면서 수영 등 생활체육이 활성화된 도시로 이는 여타 도시에 비해 많은 체육시설 확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긴축재정 예고에 지자체들 재원 비상 속
세교2 국민체육센터 건립 포기 검토 큰 우려
하지만 지금 오산시는 이미 확보한 생활체육 SOC사업 중 2019년 공모에 선정된 가수초 개방형 다목적체육관 건립비 30억원, 2020년 공모에 선정된 성호중 국민체육센터 건립비 30억원을 시설 유지비가 많이 들고 어려운 재정 여건을 이유로 사업계획을 전면 취소, 확보한 국비 60억원도 함께 반납하였다.
이뿐 아니라 세교 2지구 내 국민체육센터(가수동) 건립과 관련해 확보된 국비 30억원 역시 오산시 건립 부담액 약 97억원과 연간 유지비 약 10억원이 소요되며 인근 도시들보다 수영장 수가 많다는 이유로 국비 반납을 검토하고 있어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물론 이미 확보된 국비라도 재정 여건 및 사업 효율성을 고려하여 불요불급한 예산이라면 반납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국민체육센터(가수동)는 어떤가? 2008년 세교 2지구 신도시 발표 후 15년간 이 지역의 개발이 정체되면서 오산 서남부권 시민들은 변변한 문화·체육시설 없이 기본적인 문화·체육 혜택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었다. 이로인해 서남부권 체육시설 건립은 오랜 숙원사업이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노력 끝에 2019년도 공모에 선정돼 국비 30억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세교 2지구 개발 완료시점인 2026년에는 약 4만명의 많은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민선 8기 주요 공약사업은 도로·교통·경제분야에 치중되어 있다. 물론 그 분야도 중요하지만 세교2지구 내 체육시설 건립은 서남부권의 오랜 염원으로 지역 내 많은 인구 유입과 세교 3지구의 개발 예상 등을 고려하면 1개소 정도의 체육시설 건립은 불요불급한 사업이 아니라 오산시 균형발전의 관점에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이런 사업에 국비 보조를 받는다면 국비 확보액만큼 시의 재정 부담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눈앞 이익 때문에 미래 큰 손실 초래할수도
정치인 바뀌어도 시민과의 약속은 지켜져야
만약 어려운 재정 여건과 높은 시설 유지비 부담을 핑계로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을 포기한 후, 개발 완료된 세교 2지구 많은 시민들의 문화·체육시설 건립 요구가 높아져 뒤늦게 건립하게 된다면 반납한 국비만큼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사업 지연에 따라 서남부권 시민들의 문화·체육분야 시설 확충 요구에 선제적 대응을 미처 못해 행정 만족도가 낮아지게 될 것이 뻔하다. 이는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미래의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체육시설 건립 시 경제성을 꼼꼼히 따져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시민의 행복과 기대를 단순 경제 논리로만 판단하여 시민들의 높은 기대를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인은 바뀌어도 시민을 위한 행정은 연속성이 있어야 된다. 국민체육센터 건립은 시민들과의 약속이고 시민들은 이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믿고 있다. 정치인이 바뀔 때마다 과거 약속된 사업이 계속 바뀌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다. 이제라도 오산시는 시민을 위한 행정이 무엇인가를 더욱 고민해주길 바란다.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