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같던 천억 목표… 내년 3천억 목전
고용·생산·부가가치 등 경제적 효과 기대
지역기업가치 2천억 달성 한몫… 이제 시작

지난 8월 수원기업새빛펀드 조성·운용사 5곳을 모집했는데, 열기가 뜨거웠다. 22개 운용사가 제안서를 제출했고, '4차 산업혁명' 분야는 경쟁률이 8대 1에 달했다. 예감이 좋았다. 심사를 거쳐 5개 운용사를 선정했는데, 모두 투자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을 인정받은 훌륭한 회사였다. 신뢰도 높은 운용사가 수원기업새빛펀드 운용사로 선정되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고, 투자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수원시 출자금 100억원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2천588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됐다. 투자 금액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창업초기 펀드 500억원, 소재·부품·장비 펀드 730억원, 바이오산업을 육성할 바이오펀드 338억원,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4차산업혁명 펀드 600억원, '실패'라는 경험에 투자하는 재도약 펀드 420억원이다. 수원시 기업에 265억원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약정이 있어 관내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기업새빛펀드 자금이 기업에 투자되면 고용유발 2천100여 명, 생산유발 4천470억여 원, 부가가치 유발 1천920억원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수원기업새빛펀드 비전선포식'을 열고, '기업의 미래를 여는 수원기업새빛펀드, 수원에서 글로벌 유니콘으로'를 비전으로 선포했다. 한 기업인에게서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수원에 있는 유망 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에 큰 울림이 있었다. 수원기업새빛펀드가 그 기업인의 바람을 실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수원의 초기 창업기업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 창업 기업)으로 성장하는 '완결형 투자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
펀드 운용사는 비상장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하고,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을 성장시킨다.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주식·채권 매각, 코스닥 상장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수원시 출자금도 투자 기간이 끝나면 일정 수익과 함께 회수해 다른 기업에 투자하는 종잣돈으로 쓰일 것이다. 투자, 기업 성장, 투자금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투자의 힘은 크다. 열전도 특수 폴리머 소재를 개발하는 한 수원 기업이 있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투자금을 발판으로 성장해 설립 4년 만에 기업 가치가 2천억원이 넘는 '아기 유니콘기업'이 됐다. 2019년 창업 당시 5명이었던 직원은 266명으로 늘었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판로 개척으로 올해 매출은 800억원 이상이다.
수원기업새빛펀드가 수원의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투자사는 수원의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기업은 기술을 개발하며 투자를 유치한다. 수원시는 투자사와 기업을 이어준다. 수원시와 투자사, 기업이 하나가 돼 투자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 기업이 성장하면 질 높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시민들의 삶이 풍족해진다. 수원기업새빛펀드 비전선포식에 앞서 시청 정원에 수원기업새빛펀드 결성을 기념하는 '기업성장나무'를 심었다. 기업들이 수원에 뿌리를 내리고,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해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수원기업새빛펀드를 밑거름 삼아 우리 기업이 커다란 나무로 성장해 숲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이재준 수원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