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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다가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재외선거 신고 신청이 마감됐다는 뉴스를 보면서 2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재외투표 회송우편물 분류 작업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2022년 3월1일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국제우편물류센터로 출근해 회송용봉투 개수를 세는 것이 주어진 임무였다. 재외투표라 써 있는 분홍색 회송용봉투는 재외투표지가 보이거나 나올 수 없게 잘 밀봉돼 있었다. 외교 행낭으로 들어온 회송용 봉투의 개수가 묶음당 20개가 맞는지와 나머지 개수를 확인해 각 서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또 나라별로 구분된 재외투표지가 담긴 통의 개수가 서류와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각 정당에서 추천한 참관인도 우리 업무가 공정하게 잘 처리되고 있는지 지켜봤다.

그 후 나는 유권자로서 선거에 더욱 관심을 가졌고, 개표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졌다. 절차를 마친 회송용봉투는 각 선거관리위원회의 우편투표함 보관장소 내 재외투표함에 투입되고, 선거일 투표 종료 시각에 맞춰 개표 참관인과 함께 개표장소로 이송해 개표하는 것을 알게 됐다. 개표 과정까지 알고 나니 회송용봉투에는 단순히 투표지 한 장이 아니라 국외에 있음에도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한 소중한 투표지가 들어있었구나 싶었다.

내가 재학 중인 인하대학교는 하와이 재외동포들이, 고국을 품고, 미국의 MIT와 같은 공과대학이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십시일반 모아 설립되었다. 그 당시 재외동포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사탕수수를 베어 17달러 월급으로 일년에 5~10달러를 민족교육이라는 열망 하에 학교 설립자금을 보내는 방식으로 애국심을 표출했다.

지금 우리는 멀리 있어도 재외투표로 나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나라를 위한 일꾼을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 것일까. 4월10일 선거일에 국외에 있다면, 꼭 재외투표를 통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

/김현지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