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잠을 푹 자고나면 아침이 개운하듯, 식물도 겨울잠을 잘 자고나면 봄에 생생한 기운을 품고 깨어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식물의 겨울 잠자리가 편하지 않고, 봄이 봄같지 않아 식물이 생동감을 갖기 힘들다. 이럴 때 식물병원이 필요하다.
봄 기운을 제대로 못받아 빌빌대는 식물을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식물병원을 열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사이버식물병원 누리집에 접속해 식물 피해 사진과 재배 정보를 올리면 전문가가 진단해 치료 방법을 알려준다. 사이버식물병원 하루 접속 건수는 2천건이 넘는다. 처음에는 농작물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도민의 반려식물까지 진단하게 되면서 지난해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요즘은 집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식물이 딱히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기분에 공감해주지는 못하지만, 집에 식물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1 이상이 살고 있고, 그 중에는 농업인 27만명도 함께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농업기술을 농민뿐만 아니라 도민에게도 제공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사이버식물병원이 그 실천사례다. 도민이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사이버식물병원이 도시근교에 농업기술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융복합 기술의 총합인 농업기술은 농업인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술이다. 그래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사이버식물병원을 경기도립 종합식물병원으로 키워나갈 것이다.
/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