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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호 독자
총선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과 대한민국을 책임질 일꾼을 뽑고, 정치권에 시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축제를 앞둔 현재 정치권은 대단히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도 '공천 학살'이 이어졌다. 당초 공천이 유력하였던 후보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래도 과거에 국회의원을 역임한 사람이라면 '전직 의원 찬스'로 공천될 줄 알았는데 통하지 않았다.

흔히들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이 말은 게가 다른 생물들과 다투고 있는 것을 본 가재가 본인과 생김새가 흡사한 게를 보고 게의 편에 서서 같이 싸운다는 의미로서 자기 식구를 감싼다는 의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가(政街)에서 가재는 명성대로 게의 편에 흔쾌히 서주었다. 설령 게가 조금은 미울지언정, 팔은 순리대로 안으로 굽었다.

그러나 가재는 게를 철저히 배격하는 것 같다. 가재는 가재들끼리만 똘똘 뭉치고 있다. 가재에게 버림받은 게 역시 새롭게 게 모임을 만들어 가재 제도권에 도전장을 내는 사정이다. 가재는 자신과 모양이 전혀 흡사하지 않은, 설사 전복일지라도 게를 싫어하고 가재들에게 마음을 조금이라도 연다면 흔쾌히 문을 열어주고 성대하게 환영식을 차려준다.

선거판이 매우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국민도 혼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보수의 여전사'의 민주당행, 현직 국회 부의장의 국민의힘 행….

여하튼 이번 선거를 통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국민의 대표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혁신'을 꿈꾸는 정치인, 그리고 개인의 영달이 아닌 '정의' 가치를 수호하고 넓은 혜안을 가진 위정자를 탄생시키기 위해선 미우나 고우나 투표소로 가서 '국민의 힘'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전대호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