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2 시즌엔 코로나로 조기종료 눈물
선수·감독·시민응원 등 모든 스태프에 감사
경기장 찾아 수원연고팀 좋은성적 힘주시길

언뜻 보면 순탄하게 우승한 것 같지만 그 과정은 지난했다. 13년 만에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여자부 통합우승을 거머쥔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이야기다.
승점 1점 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페퍼저축은행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 세트만 더 내줬으면 2위로 떨어질 수 있었는데, 이를 이겨내고 극적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는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차전 1, 2세트를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내줬는데, 연달아 세 세트를 따내며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 모두 경기 내용이 훌륭했지만, 그중 최고의 경기를 꼽자면 단연 1차전이다. 모든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2차전은 수원체육관을 찾아 응원했다. 또 한 번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후 '우승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플레이오프 세 경기를 하루 걸러 치르고,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 모두 풀세트 끝에 패배한 흥국생명보다 현대건설이 체력과 기세 모두 앞선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을 격려했는데, 다들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3차전도 치열했다. 세트 스코어 1대 2로 뒤지다가 4, 5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승리는 현대건설의 것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뛴 흥국생명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현대건설은 지난 몇 년간 잘하고도 우승을 못했기에 불운을 떨쳐낸 올해 통합우승이 정말 감격스러웠다. 코로나19가 원망스러웠다. 2019~2020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포스트시즌도 치르지 못했고, 2021~2022시즌에는 28승 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또 한 번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22~2023시즌에는 개막 후 15연승을 달리는 등 거침없이 1위를 질주했지만,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2023~2024 시즌 전에는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강성형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과 하나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힘으로 그토록 바랐던 통산 3번째 V-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로 마무리한 현대건설 배구단에 감사드린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MVP로 선정된 모마 바스코 선수, 든든한 주장 김연견 선수, 현대건설 여자배구단이 수원에 자리 잡은 이듬해인 2007년 입단해 17년째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양효진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 매 경기 수원체육관을 가득 메우며 목청껏 응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 우승의 갈증을 풀어준 강성형 감독,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신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다음 시즌에도 우승해 2연패를 달성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한 지붕 두 가족' 한국전력 빅스톰 선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배구시즌이 끝나 아쉬운 시민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이제 수원KT 소닉붐의 시간이 왔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수원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열심히 응원하겠다. 수원FC, 수원삼성블루윙즈, kt 위즈도 얼마 전 시즌을 시작했다. 수원 연고 프로스포츠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힘을 주시길 바란다.
/이재준 수원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