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수의사와 상담 개선 목적
간헐적 치료 삶의 질 유지시켜
1년간 장기간 소요되지만
중증 반려동물엔 시도해 볼 만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약물중에서 가장 강력한 약물로는 스테로이드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일부 보호자분들 중에는 각종 방송매체나 의학 정보 등을 통해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과 유해성이 폭넓게 알려진 탓에 무조건적인 거부반응을 보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스테로이드만큼 확실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은 없다. 스테로이드는 위험한 약물이기는 하지만 약물의 작용 원리와 부작용에 대하여 명확히 인지하고 사용한다면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약물로서 동물병원에서는 용법과 용량을 잘 조절하여 무분별하게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주치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받는다면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많은 부작용이 있는 약물임은 분명하므로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 득과 실을 지속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 꽤 성가신 약물인 것은 분명하다.
많은 병원에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극심한 증상을 보이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치료할 때 단기간에 걸쳐 사용하거나 다른 약물들에 대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항히스타민제 역시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사람의 경우 항히스타민제가 아토피나 알러지의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단독으로도 많이 처방되고 장기간 처방되기도 하지만 개와 고양이의 경우 항히스타민제에 대한 약물 반응이 그리 좋지 못하기에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약물과의 상승효과를 노리고 함께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아토피 치료에 잘 반응하고 이후 약물의 도움 없이 보호자의 정성 어린 관리를 통해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라면 장기적인 약물의 처방이 필요하지 않지만 약을 끊었을 때 바로 증상이 재발하는 아토피 환자라면 어쩔 수 없이 장기적인 약물의 투여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예전에는 선택할 수 있는 약물이 스테로이드 단 한가지 뿐이었기에 스테로이드의 용량과 투여 주기를 조절해가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면역억제제와 면역조절제 등 비록 효과면에서는 스테로이드에 떨어지지만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좋은 무기들이 많이 있으므로 이러한 약물들을 활용하여 장기적인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의 관리나 스테로이드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미리 걱정할 필요없이 주치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관리한다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유지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얼마전부터 면역치료가 도입되었는데 이 치료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반려동물의 면역체계를 교정하는 치료법으로서 원론적으로는 면역억제제나 면역조절제처럼 아토피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토피를 개선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이다. 물론 100%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사용하던 약물의 가짓수와 용량을 줄여주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간헐적 치료만으로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을 시켜주기도 한다. 물론 치료 이전에 정확한 아토피 유발물질에 대한 폭넓은 검사가 필요하고 치료의 난이도가 높으며 1년에 걸친 장기간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는 고가의 치료이니만큼 진입장벽이 높기는 하지만 중증 아토피를 앓고 있는 반려동물에게는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치료라 할 수 있다. 현재 수의과대학 동물병원과 일부 피부 전문 동물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아볼 수 있다. 비록 아토피가 불치의 병(?)으로 평가받고는 있지만 얼마든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는 질병이니 만큼 슬기롭게 대처하여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라이프를 즐기기 바란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