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26.5%… 인천시에서 노인 비율 최고
본인·가족 고통 덜기 위해 통합돌봄 결론
2028년 준공… 제물포구 통합후 표준될 것

한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대사다. 듣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르겠지만 인천 동구의 연로한 어르신들이 생각이 났다.
인생은 단순하다. 세상에 태어나 젊어서는 사회·경제 활동에 열중하고, 부모가 되면 자녀들을 양육해 독립시킨다.
그렇게 평생 앞만 보고 달리던 그 길 끝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것이 있다. '나이 듦'. 다른 말로는 '노환(老患)'. 어느 누구도 노인이 되는 걸 피할 수 없다.
현대사회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 활동 등 사회 일선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대부분 인간은 빠르면 65~70세 사이 나이 듦이 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잔병치레가 많아진다. 거동이 불편해지고 자연스럽게 병원을 자주 가게 된다. 연쇄적으로 침묵의 난치병인 '치매'도 찾아온다.
동구는 인천에서 노인 비율이 가장 높다. 올해 7월 기준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이 26.5%로 초고령화 단계에 진입한 지 한참 됐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가면 '초고령화 사회'로 분류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96만여명에 달하고, 추정 치매 유병률은 10.38%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동구 지역 노인인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5천240명. 전국 통계대로라면 동구 노인 1천500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거나 증상이 있을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한다.
드라마 대사부터 동구의 고령화·치매 비율까지 연상된 것은 한순간이었다. 매 순간 동구 행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다 보니 생긴 '직업병'이다. 나이 듦이 누군가에게는 '낭떠러지'가 될 수 있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까. 노인 본인과 가족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일까. 어르신과 그 가족들을 위한 '노환+치매'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구에는 공공성 확보가 가능하고 실력을 갖춘 인천시의료원이 있다. 의료원 인근에는 동구보건소 치매안심통합관리센터가 위치해 있다.
원스톱(one stop) 종합돌봄구역을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동구는 치매안심통합관리센터 부지 내 구립요양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다른 곳을 찾지 않아도 한곳에서 의료서비스 혜택과 돌봄이라는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구립요양원 건립으로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한 각종 비용을 경감하고 어르신들에 대한 복지증진이 가능하다. 아울러 구립요양원의 상향 평준화된 서비스가 지역 요양원의 '기준'이 됨으로써 다른 의료기관의 롤모델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구립요양원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3천200㎡에 99병상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지하 1층은 주차장과 기계실, 지상 1층~3층은 사무실, 면회실, 식당, 요양실,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실이 설치된다. 또 치매환자의 공공형 보호체계 마련을 위한 치매전담실을 설치하고, 환자 맞춤형 관리체계도 갖출 방침이다.
구립요양원은 2026년 11월에 첫삽을 떠 2028년 10월에는 준공될 예정이다.
인천 동구와 중구 내륙은 오는 2026년 7월 제물포구로 통합돼 출범한다. 구도심이 합쳐진 제물포구의 고령화율은 올해 7월 기준 27.6%다. 노인인구 증가에 대비해 동구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려 한다. 선제적인 동구의 통합돌봄시스템이 제물포구의 표준과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찬진 인천 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