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4)] 참사 후 10년, 인천의 추모 공간
부평 승화원서 일반인 희생자 기려
10周 맞아 기능 확대 필요성 제기
시민공동체 유대감 형성 기여 강조
인천 부평구 승화원(인천가족공원)에 조성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하 추모관)은 사회적 참사를 다룬 인천지역의 유일한 '추모관'이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추모관의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6년 문을 연 추모관은 지난해 2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많은 사람이 찾고 있지만 다양한 교육·행사를 진행하기엔 협소하다. 전시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추모관에서 일하는 서미랑씨는 "공간이 좁아 학생들이나 단체객이 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육을 진행할 공간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면, 더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매년 추모관을 찾는다는 최우연(62·경기 화성)씨는 "내부 전시품이나 조형물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며 "개관 이후 추가로 드러난 사실이 있음에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에선 중구 인현동 화재(1999년), 금양호 침몰(2010년) 등 세월호 이전에도 여러 참사가 발생했지만 추모관이 조성되지 않았다. 인천 연수구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있지만 국가 간 전쟁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추모관과 성격이 다르다. '추모'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위령탑 등도 규모와 시설 측면에서 추모관과 기능을 달리한다.
이러한 점에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을 '연대의 장'으로 확대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 움직임은 시작됐다. 추모관은 지난 2022년 '5·18, 4·16 삼행시 백일장'을 열었다.
이 행사는 세월호 참사와 1980년 5월18일에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추모관은 세월호와 다른 참사에 대한 기록·기억을 공유하고 알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추모관 전태호 관장은 "세월호 시민행진, 추모문화제 등 세월호 관련 행사에 10·29 이태원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인현동 화재 등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이 동참하는 등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추모관이 협소해 다른 사회적 참사 추모 공간을 마련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긴 어렵지만, 공간이 확대되면 다른 참사들과 연대해 다양한 행사·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참사와 관련한 추모 공간이 사회적으로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는 "추모 공간은 인류가 기억해야 할 참사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시민 공동체가 유대감을 형성하고, 안전한 사회로 가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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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효은·정선아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