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 다섯번째 특례시 앞두고 있어
이제 제대로 된 대도시 행정서비스 받아야
구청 설치되면 다양한 목소리 자세히 전달
주민들은 더 흡족한 혜택을 빠르게 누릴 것

‘인구소멸 시대’. 이 암울하고 무거운 소리를 뚫고 홀로 환한 빛을 밝히고 있는 도시가 있다. 화성시는 지난해 인구 100만명을 돌파했다. 2001년 시 승격 당시 21만명의 소도시에서 20여 년만에 100만 대도시에 진입하는 유례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 1월1일 다섯 번째 특례시를 앞두고 있지만 올 10월에는 특례시가 되기도 전에 전국 5위에서 4위로 순위가 한 단계 올라가기까지 했다. 인구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1위, 재정자립도 전국 1위,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 8년 연속 1위가 보여주는 질적 성장은 더욱 눈부시다.
이렇게 놀라운 도시 화성에서 정작 화성시민들은 여전히 민원업무를 보려고 먼 길을 돌아 시청을 찾아온다. 동부 동탄지역에서 서부지역에 위치한 시청까지 오려면 서울보다 1.4배 큰 화성 면적을 체감하며 고속도로까지 타고 한참을 달려야 한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왔는데 시청사가 좁아서 그 부서는 시청 밖 건물에 있다는 소리까지 들어야한다. 인구가 급증하고 행정 수요는 폭발하는 상황에 대응하려고 동부지역과 동탄에서 출장소를 만들었지만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화성시민들도 이제 제대로 된 대도시 행정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4개 구청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는 오로지 시민들의 교육, 복지, 교통,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필요를 충족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다. 구청이 설치되면 시민들은 가까운 곳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민원처리와 지역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화성시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삼성, 기아, 현대차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2만8천여 개가 위치한 첨단기업도시로 이름 높은 화성시가 경기도 내 쌀과 포도 생산량에서 1, 2위를 다툰다는 소리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게다가 해안선 길이도 경기도에서 가장 긴 바다 도시이기도 하다. 30층 아파트가 즐비한 동탄과 병점, 봉담 등 동부지역과 비룟값이나 어선의 기름값을 살펴야 하는 서부지역은 행정의 우선순위가 너무나 다르다. 구청이 설치되면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더 자세히 전달될 것이고, 주민들은 더 흡족한 혜택을 빠르게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화성시는 오는 2025년 인구 100만이 넘어 광역시급 규모의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되는 특례시가 된다. 특례시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체계적인 분권화가 필요하다. 구청 설치는 특례시로서 자치권을 확대하고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구청 설치를 위해 화성시는 올 한 해 바쁘게 달려왔다. 먼저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보다 합리적인 행정구 추진을 위해 일반구 구획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며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령과 화성시 도시기본계획 등이 반영된 4개의 일반구 구획안을 제시했다. 이를 중심으로 지난 5월부터 국회의원, 시·도의원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7~8월동안 권역별 시민설명회와 설문조사 등 폭넓은 시민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으며 9월에는 각 구의 명칭이 최종 선정됐다.
또 지난 10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화성시 일반구 설치에 관한 의견 제시안’이 의결돼 현재 ‘화성시 일반구 설치계획’을 경기도에 제출한 상태로 도의 검토를 거쳐 연내 행정안전부에 4개 구청 신설이 건의될 예정이다.
변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구청의 구획과 명칭 등 시민들의 이해와 협력도 필요하다. 시장으로서 시민 100%를 만족시키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아마도 불가능한 꿈일 것이다. 하지만 각종 시민설명회와 의회에서의 논의 등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시간이 굉장한 경험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화성시는 스스로의 힘으로 인구 100만의 대도시를 만든 특별한 시민들이 사는 곳이다. 그들은 캄캄한 밤바다의 눈 밝은 길잡이 등대처럼 빛나는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화성특례시는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이라는 숙제 앞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동반성장으로 이끄는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등대가 될 것이다. 우선 4개 구청이 그 첫걸음이다.
/정명근 화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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