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고물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제 전반이 얼어붙었다. 가장 먼저 경기침체를 체감하는 사람은 소상공인이다.
손님이 뜸해진 골목에서 오르는 원재료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고심하는 소상공인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인천신용보증재단이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절실히 느낀다. 얼마 전에는 20년 가까이 운영하던 동네 분식집을 정리했다는 한 자영업자의 사연을 들었다. 코로나19를 가까스로 버텼지만, 그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경영환경에 결국 포기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분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 담긴 깊은 좌절감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많은 소상공인이 벼랑 끝에 서 있다. 극심한 자금난부터 치솟는 인건비·임대료에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까지 모든 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골목의 불빛이 꺼지면 지역의 온기도 함께 사라진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지만 단단한 힘을 키우는 일이다. 재단은 소상공인이 위기를 견디고 다시 일어서도록 곁에서 함께하고자 한다. 재단은 올해 총 1조1천억원 규모의 신용보증을 목표로 세우고 지난달 기준 3천810억원의 보증실적을 달성했다. 이 숫자는 수많은 소상공인이 다시 한 걸음 내딛기 위해 재단 문을 두드렸고, 재단이 그 곁을 지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밖에 재단은 경영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상담, 재기 지원 프로그램 등도 함께 제공한다.
앞으로도 재단은 소상공인이 스스로 힘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미래를 그리도록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자금이 필요한 순간에는 든든한 보증으로, 경영이 불안정할 때는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조언과 지원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 소상공인이 목표한 대로 성장하고 일상을 회복하도록 묵묵히 돕겠다.
소상공인의 ‘작은 가게, 큰 꿈’을 지키기 위해 동행하겠다. 그 길 끝에 다 함께 다시 웃을 수 있길 바란다.
/전무수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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