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역사 교육 통해 인천의 뿌리 널리 알리고파”

 

땅이름연구회장, 국사편찬위 활동

지역민간 첫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직접 저술한 책, 교육 자료로 활용

최정학 희망날개네트워크 대표가 자신이 쓴 책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4.3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최정학 희망날개네트워크 대표가 자신이 쓴 책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4.3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인천 남동구에 있는 ‘만월산’의 이름이 원래는 ‘주안산’이었다는 걸 아시나요? 주안산을 알고 나면 옛 조선시대 지금의 인천 자리에 10개 면이 있었고 그중 하나가 ‘주안면’이었다는 것, 주안 염전과 주안역이 생긴 역사 등도 알게 되죠.”

최정학 희망날개네트워크 대표는 인천 옛이야기를 탐구하는 이유에 대해 “지명이든, 인물이든 인천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교육으로 이어지고 인천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 대표는 인천땅이름연구회 회장이자,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대표가 인천 역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95년 연수신문 대표이사를 지낼 때부터다. 과거 연수구는 갯벌과 농촌 지역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즈음부터 매립과 개발을 통해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당시 연수구에는 교육도시를 목표로 각급 학교가 계속해 들어섰고 인구도 빠르게 증가했다.

최 대표는 “당시 지금의 연수구 구도심은 신도시나 마찬가지였다. 경관이 급격히 변하고 연수구의 원래 모습이 사라져갔는데, 이 흔적들을 문서와 사진으로 남겨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정체성을 알아야 그 뿌리를 토대로 계속 발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래 세대들을 위한 소중한 교육 자원이 될 거란 생각에 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최 대표는 연수구를 시작으로 인천 전체 역사를 살피게 됐고, 이렇게 찾게 된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1998년 인천 민간 영역에서는 최초로 문화유산 해설사를 양성해 학자와 시민들을 이야기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 연수신문 어린이기자단 운영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지역의 이야기를 배우고, 글로 표현하고, 주민들에게 알리도록 도왔다.

무엇보다 최 대표가 직접 저술한 책은 소중한 교육 자료가 됐다. 최 대표는 ‘고려인 이주 이야기-들꽃 같은 사람들’, ‘사할린 한인 이주 이야기-눈꽃 같은 사람들’ 등 다양한 지역 구성원들은 물론 ‘옥련동 이야기’, ‘청학동 이야기’ 등 지역별 이야기 시리즈도 꾸준히 펴냈다. 여기에는 ‘내 고장 남동, 와~ 남동구다’ 등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최 대표는 “동네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발간할 때마다 해당 지역에 가서 주민들을 위한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지역의 가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감사하게도 매번 80~100명이 참석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인천을 아는 것이 단순한 이벤트여서는 안 된다. 또 ‘인천의 옛 지명은 미추홀’ 이런 식으로 단답식으로 풀어낼 문제도 아니다”며 “인천을 아는 것은 결국 나와 지역의 뿌리를 알기 위한 소중한 활동이다. 지역 구성원 모두가 인천을 제대로 알아감으로써 교육의 양도 늘고, 질도 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