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시즌 신인·득점·더블MVP 등 싹쓸이
국내 선수 첫 해외 진출… 유럽·중국 제패
런던올림픽 메달 못 땄지만 MVP 선정도
V리그 최소경기 5천득점 달성·영구 결번

‘배구 여제’ 김연경(인천 흥국생명)이 홈 팬들 앞에서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김연경은 8일 저녁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인천 흥국생명과 대전 정관장의 최종 5차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지었다.
수원 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졸업 후 2005~2006시즌에 1라운드 1순위로 당시 천안을 연고로 둔 흥국생명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한 김연경은 19시즌 동안 누빈 프로 무대에 작별을 고했다.
데뷔 시즌부터 김연경은 신인선수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석권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흥국생명은 2005~2006시즌부터 2008~2009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 3회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통합 우승 2연패를 달성했다.
일찌감치 V리그를 평정한 김연경은 국내 프로배구 선수 중 처음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2009~2010시즌부터 일본 리그 JT 마블러스에서 두 시즌을 뛰며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김연경은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에선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도 맛봤다. 김연경은 이때 MVP와 득점왕을 수상하며 유럽 무대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7~2018시즌에는 중국 리그 상하이에 뛰면서 팀이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후 다시 튀르키예 리그로 돌아가 엑자시바시에서 두 시즌을 더 뛰었다. 동양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주장을 맡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맞물리며 2020~2021시즌을 앞두고 김연경은 원 소속팀인 흥국생명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김연경이 해외 진출 직후인 2009~2010시즌부터 흥국생명은 연고지를 인천으로 옮겼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하면서 인천과 인연도 시작된 것이다. 2021~2022시즌 상하이에 뛴 김연경은 다시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올 시즌까지 3시즌을 인천에서 더 뛰었다.
김연경의 V리그는 2024~2025시즌이 8번째이다. V리그에서 활동한 시간이 짧음에도 김연경은 올 시즌 V리그 통산 5천 득점을 달성했다. 김연경은 양효진(현대건설), 박정아(페퍼저축은행), 황연주(현대건설), 정대영과 한송이(이상 은퇴)에 이어 역대 6번째 5천 득점이자, 최소 경기 5천 득점 달성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연경은 태극 마크를 달고서도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2 런던올림픽부터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까지 3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두 차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메달 획득에 실패하지만, 김연경은 대회 MVP에 선정됐다.
프로배구 최초로 은퇴 투어를 했던 김연경의 등번호 ‘10’은 팀에서 영구결번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