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4단계 셔틀 도입·운행
제한속도 맞춰 스스로 안정 주행
수집 데이터 토대 기술발전 목표

인공지능(AI) 체계로 전환을 선언한 인천국제공항에 국내 처음으로 4단계 자율주행 셔틀 버스가 도입돼 운행을 시작했다.
9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탑승한 자율주행 셔틀 버스가 서서히 목적지(제1여객터미널)를 향해 출발했다. 가속이 붙자 2차선으로 달리던 버스 계기판에 자동으로 방향 지시등 표시가 켜지더니 1차선으로 이동해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우회전 해야 하는 구간에선 다른 차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며 이동했다. 제한속도에 맞춰 스스로 차량의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기도 했다.
목적지가 가까워 오자 주변 차량 흐름에 맞춰 차선을 변경한 뒤, 속도를 천천히 낮추며 정차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제1여객터미널까지 이동하는 25분 동안 운전자는 출발 버튼만 눌렀을 뿐 핸들이나 액셀, 브레이크 등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이 버스에 타고 있던 이수빈(27)씨는 “자율주행 차량을 실제로 타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율주행 차량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할 정도였다.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도입된 자율주행 셔틀버스는 국내에선 처음 운행하는 4단계 자율주행 차량이다. 자율주행 4단계(레벨4)는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모든 주행을 스스로 수행하는 수준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을 오가는 셔틀버스에는 6대의 센서(라이더)와 8대의 카메라, 12대의 감지 센서(레이더)가 탑재돼 있어 주변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기존 인천공항에서 운행하던 3단계 자율주행 차량보다 센서가 더 많이 설치돼 있어 정밀하게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율주행 셔틀버스는 승객을 태우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을 하루 12차례 오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공동으로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현대자동차는 이곳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자율주행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앞으로 AI 기술발전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인천공항이 갖추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AI 기술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