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마켓·화도진 등 줄줄이 연기
미추홀구 행사 축소·장봉도 취소
“불경기 걱정” 주민공청회도 미뤄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로 인천지역 행사 등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 표 참조

인천 중구는 다음 달 17~18일 계획한 ‘2025 자유공원&동인천 고고(古go)축제’를 대선 이후인 8월 말로 연기하기로 했다. 고고축제는 ‘인천의 명동’이라고 불렸던 동인천 구도심 일대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지난해 첫 개최에 8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중구는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영종도 별빛광장 플리마켓도 지난 6일 개장할 계획이었으나 하반기로 연기했다. 다음 달 개최하려던 개항누리길 포차거리 행사도 연기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행사는 중구청 인근 일부 골목을 ‘차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야외 테이블에서 식·음료를 즐길 수 있어 상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동구는 당초 5월 예정했던 지역 최대 행사인 화도진축제 기간을 9월5~7일로 변경했다. 매년 5월께 열리는 화도진축제는 방문객이 15만명에 달한다. 동구 관계자는 “대선 영향으로 부득이하게 행사 일정을 바꿨다”며 “하반기 화도진축제에서 지역 상권 활성화 방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60일 전부터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여는 각종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특정 시기에만 열어야 하는 행사나 주민 체육대회 등에는 예외를 두고 있지만, 식·음료 제공 등이 불가능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대부분 지자체가 행사 개최를 꺼리는 분위기다.
미추홀구는 다음 달 1일 ‘미추홀구민의 날’ 행사를 축소해 기념식만 진행하기로 했다. 연수구는 ‘찾아가는 아파트 주민 소통 간담회’를 연기했다. 남동구는 이달 26일 계획한 ‘남동구민 한마음 체육대회’를 하반기에 열기로 했고, 부평구는 지난 2월부터 진행 중인 동별 연두방문을 일시 중단했다. 서구는 지난 6일 ‘자동차 무료 점검·정비의 날’ 행사와 8일 원당 게이트볼장 개관식을 각각 취소했다. 옹진군도 12일 개최 예정인 장봉도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지역 상인들은 울상이다. 고은석 송현시장번영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과 5월 중 계획한 ‘동행축제’를 취소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파가 몰릴 수 있는 지역 축제마저 사라져 걱정이 크다”고 했다.
행사뿐 아니라 지역의 주요 현안과 관련된 논의도 멈췄다. 영종도 주변 갯벌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주민공청회는 지난 4일 취소된 이후 다음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내년 분구를 앞둔 서구의 구 명칭 변경과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제3연륙교의 명칭 선정도 주민설명회 등이 취소돼 대선 이후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