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매수세… 6% 급등
달러 환율 1456.4원 주간거래 마감
철강·자동차 품목, 25% 관세 유지

13시간 만에 바뀐 트럼프의 상호관세 유예 선언에 움츠러든 국내 증시와 환율이 기다렸다는 듯 단숨에 회복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산 제품에 부과됐던 25%의 상호관세는 발효 13시간 만에 잠정 중단됐다.
이 조치는 10일 국내 금융시장에 즉시 반영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1.43포인트(4.42%) 오른 2천395.13으로 장을 열었고,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6% 가까이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해 8월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약 8개월 만의 일이다.
코스피 지수는 무너졌던 2천400선을 회복해 2천445.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대비 151.36포인트(6.60%) 오른 수치다. 코스닥 종가 역시 전날 대비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로 집계됐다.
일시적인 안도감에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회복세를 찾아 최근 급락을 만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관련 주들의 급등세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6.42%)와 SK하이닉스(11.03%)는 큰 폭으로 반등했고, 인천 지역에 본사를 둔 한미반도체 역시 10.59% 오른 6만5천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바이오 분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72%)와 셀트리온(6.28%) 역시 업종과 무관하게 강세를 보였다.
철강과 자동차 등에 부과되는 25% 품목 관세는 여전히 유지됐지만 이날 관련 종목들은 상승세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전날 대비 5.06% 오른 18만7천원을 기록했고, 기아는 5.25% 오른 8만8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POSCO홀딩스(4.61%)와 현대제철(6.22%) 등 철강 관련 주도 나란히 상승했다.
이러한 급등에는 매수세로 전환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28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에서는 8천100억원을 순매수해 현선물 합계 1조1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국내 시장에 유입시켰다.
1천500선을 목전에 두던 원/달러 환율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날 1천484.1원을 기록한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38.1원 하락한 1천446.0원으로 출발해 1천456.4원(-27.7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김지원·유진주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