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창단 35주년 기념 첫 작품

내달 2~4일 LG아트센터 서울 U+서 공연

지난해 4월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공연한 인천시립극단 ‘화염’ 공연 모습.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지난해 4월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공연한 인천시립극단 ‘화염’ 공연 모습.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인천시립극단이 창단 35주년을 기념할 첫 번째 작품으로 연극 ‘화염’을 선정해 내달 2~4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무대에 올린다.

인천시립극단 이성열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은 연극 ‘화염’은 지난해 4월 시립극단이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지난해 공연 당시 무대 위에 객석을 설치하는 파격과 배우들의 호연 등 3시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을 잊게 하는 흡입력으로 호평받았다.

‘화염’은 레바논 출신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을 원작으로 제작했다. 레바논 땅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난민과 기독교 민병대 사이의 끝없는 증오와 학살의 아픈 현대사가 작품의 배경으로 깔린다. 주인공인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에 따라 아버지와 형제를 찾아 중동으로 떠난다. 그 긴 여정의 끝에서 남매는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만나게 되고, 충격적 진실을 맞닥뜨린다.

원작은 분쟁, 난민, 폭력의 문제를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서사와 절묘하게 엮어냈다. 2010년 드니 빌뇌브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이 영화는 한국에서는 ‘그을린 사랑’이란 제목으로 소개됐다.

인천시립극단의 ‘화염’은 동시대 시선을 담아 선과 악, 고통과 화해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전쟁과 분열, 분노와 같은 반복되는 역사를 현실에서 되짚으며, 비인간적 상황 속에서도 존엄을 지키려는 인간의 노력을 그린다. 윤색 배삼식, 드라마투르기 조만수, 무대미술 이태섭, 조명 디자인 김성구 등 국내 정상급 창작자들이 작업에 참여했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시립극단 창단 35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며 ‘의지로서의 사랑’을 강조했다. 이성열 감독은 “시작도 이유도 알 수 없는 이 끔찍한 현실의 비극은 끝없이 이어져만 간다”며 “우리는 바로 지금 그 질긴 질곡의 끈을 끊어야만 한다. 그 여정을 담은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