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서 운전중 60대 여성 부상
닥터카로 환자 옮기며 응급 처치
병원서 수술하고 건강하게 퇴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한 환자가 중증외상환자를 응급처치하는 ‘닥터카’의 활약으로 고비를 넘기고 건강히 퇴원했다.
60대 여성 신모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 계양구 한 도로를 운전하던 중 맞은편 차선에서 좌회전하던 버스와 충돌해 가슴 부위의 다발성 골절과 함께 간이 심하게 파열되는 치명상을 입었다.
당직 중이던 외상외과 이길재 교수는 환자가 이송 중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위중한 상황으로 판단해 닥터카를 출동시켰다. 닥터카는 외상외과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이 탑승해 환자 이송과 응급처치를 하는 구급차로, 중증외상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도로 위 외상센터’로 불린다. 인천시와 가천대 길병원은 2019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닥터카를 도입했다.
이 교수는 신씨가 이송된 병원에 수혈 등을 요청하며 만반의 사전 준비를 마치고 그가 도착하자마자 긴급 수술을 시행했다. 생명이 위급했던 그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큰 후유증 없이 열흘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사고 당시 간의 절반 정도가 손상돼 출혈이 심했고, 조금만 시간이 지체되었더라면 의식이 소실되고 쇼크에 빠졌을 것”이라며 “출혈성 중증외상환자는 얼마나 빨리 지혈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권역외상센터와 닥터카 시스템이 있었기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이 운영하는 인천권역외상센터는 2014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뒤 10여 년간 화재, 폭발,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에 의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중증 등 외상환자를 매년 2천명 이상 치료하고 있다. 닥터카는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했을 때 구급차 이송 과정에서의 의료 공백을 해소해 이른바 ‘골든타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예방가능사망률’을 낮추는 데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인천권역외상센터의 예방가능사망률은 6%대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중증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하고 살리려는 우리 의료진들의 사명감과 노력 덕분에 지역사회에서 최종 단계의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