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65% 이상 산림 이뤄진 대표도시

보존대상 아닌 미래자산 인식 전략적 추진

너른골 휴양림 조성·산림문화박람회 유치

지역 경제·공동체 등 지속가능 모델 그려가

방세환 광주시장
방세환 광주시장

강원도와 경북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은 우리에게 다시금 산림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수천 헥타르의 숲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면서 그 안에서 살아숨쉬던 생태계와 우리 삶의 터전 일부도 함께 사라졌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산불은 더 이상 특정 계절이나 지역에만 국한된 재난이 아니다. 이는 곧 우리가 숲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키며,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운동가 빌 맥키벤(Bill McKibben)은 ‘자연의 종말(The End of Nature, 1989)’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예전엔 숲에 들어가 경외감을 느꼈다. 이제는 숲에 들어가면, 이 숲이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저장하고 있을까 생각한다’. 이는 숲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존재 그 자체에서 기능 중심의 자산으로 변화했음을 지적한 말이다.

광주시는 경기도 내에서도 65% 이상이 산림으로 이뤄진 대표적인 ‘산림 도시’다. 이처럼 풍부한 자연환경은 단지 경관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기후 대응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산림을 ‘보존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갈 미래 자산’으로 인식하며 다양한 산림정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하나로 추진 중인 ‘너른골 자연휴양림’은 퇴촌면 우산리에 약 40만㎡ 규모로 조성 중이며 숙박·체험·교육이 가능한 복합 힐링타운으로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동시에 산림 복지와 관광산업을 연계하는 탄소중립형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다. 또한 절골농원에는 묘목 생산을 위한 현대화 양묘시설이 들어서고 있으며 국산 목재를 활용한 친환경 목조 전망대도 남한산성 일원에 설치 검토 예정이다.

조직 차원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전국 최초로 ‘산림과’를 ‘기후산림국’으로 명칭 변경하고 산림문화팀을 신설하는 등 전문성과 실효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국립산림과학원, 목재문화진흥회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목재교육 콘텐츠 개발, 실연 및 연구 공유 등 협력 기반을 구축해 왔다. 이 협약은 ‘목재교육종합센터’ 조성사업으로 구체화되어 오는 2026년까지 목현동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산 목재를 활용한 실습형 교육과 전시, 시민체험 프로그램이 복합된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목재는 친환경 건축 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62㎡ 규모의 목조건축물 1동이 저장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34.6t에 달하며 이는 자동차 18대가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생산 과정에서도 알루미늄 대비 791분의 1, 철강 대비 191분의 1의 에너지로 생산되며 CLT(구조용 집성판) 기술로 초고층 건물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광주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2025 대한민국 산림·문화박람회’도 유치했다. ‘산림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곤지암 도자공원 일원에서 오는 10월 시민 참여형 콘텐츠로 운영된다. 정책 성과는 시민과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광주시는 남한산성 민원실을 국산 목재로 리모델링하고, 어린이집의 실내 환경을 목재화하는 등 행정과 생활 공간의 목조화를 실천하고 있다. 나아가 관내 기업인 (주)진우목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2025년 목재유통시설 보완사업’에 선정되어 산림 산업의 민간 역량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광주시의 산림정책은 단기적 개발이 아닌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도시’로의 전환 전략이다. 산림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연 기반 해법이며, 동시에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생태적 자산이다. 광주시는 산림을 통해 지역 경제와 공동체, 환경 모두를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델을 그려가고 있다.

앞으로 광주시는 산림정책에 시민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산림 거버넌스’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은 행정만으로 지켜낼 수 없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민간의 혁신이 더해질 때, 그 진가가 비로소 발휘된다. 산림의 도시 광주, 그 뿌리 깊은 숲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자라고 있다.

/방세환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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