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불출마 한덕수 차출론에

경선 없이 본선 후보단일화 구상도

후보들은 윤심과 거리두기 어려워

현실적 영향력에 버리지 못한다면

중도층 흡수는 점점 더 요원해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 6월3일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파면 결과를 안고 선거에 뛰어드는 국민의힘은 짧은 시간동안 갈 길이 멀다.

15일까지 당내 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들의 등록을 받고 22일 100%국민여론조사(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대상)를 실시해 4명의 경선 후보자들을 선출한다. 최종 경선 진출 후보자는 당원 투표 50%와 국민여론조사 50%로 오는 29일 결정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안철수 의원 등이 출마 선언을 했다. 출마가 유력시되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불출마를 선택했고 ‘완전 국민 경선 제도’를 주장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결국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한덕수 차출론’까지 등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마 촉구를 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한 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5월 중 국민의힘 본선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는 구상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방정식은 우선 윤심(尹心,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중)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번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윤심과 ‘거리두기’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문수 전 장관은 윤 정부의 각료였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 전 대통령과 교감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인 적 있었다. 나경원 의원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선고 이후 서울 한남동 관저로 방문한 적 있었던 이른바 윤심 후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심과 거리두기가 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겠지만 윤 전 대통령과 20년이 넘는 검찰 인연, 윤 정부의 법무부 장관 등 별개로 하기 어려운 이력이 있다. 여기에 최근 집중 주목을 받고 있는 한 권한대행은 다름 아닌 윤 정부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윤심과 원천적으로 구분되지 못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8~10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5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4.9%)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 전 민주당 대표 37%, 김 전 고용노동부 장관 9%, 홍 전 대구시장 5%, 한 전 국민의힘 대표 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한 권한대행, 오 서울시장, 안 의원 각각 2%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문수 27%, 홍준표 14%, 한동훈 13%, 한덕수 6%, 오세훈 6%, 안철수 3%로 나왔다. 윤 전 대통령과 관련 없는 인물은 없다.

그러나 윤심과 가까워질수록 중도층과 멀어지게 된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7~9일 실시한 NBS조사(전국 1천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24.9%)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8%,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7%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 의향이 11%포인트 더 높은 결과다. 중도층에서는 정권 교체 의견이 55%로 정권 재창출 26%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았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선거 구도’인 정권 교체 또는 정권 재창출 의향이다. 현실적인 영향력 때문에 윤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중도층 흡수는 점점 더 요원해진다. 국민의힘 대선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윤심, 중도, 한덕수 등 여러 변수가 등장하면서 자칫 꼬일 위기에 처해 있다. 30년 이상 선거 분석을 하면서 얻은 결론은 선거 방정식은 간단하고 명쾌해야 승리로 가는 길이 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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