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풍림아이원플러스 입주민 주장
10여년간 모르다 직접운영뒤 인지
“증거 있는데 1년 넘게 지지부진”
성남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주차장 관리업체가 수년 동안 주차장 운영으로 얻은 수익 180여억원을 착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이에 해당 오피스텔 입주민들이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지만, 1년 넘게 기본적인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아 봐주기식 수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20일 분당풍림아이원플러스 입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월 분당경찰서는 성남 분당구의 주상복합 오피스텔 분당풍림아이원플러스의 주차장을 위탁·관리한 운영자 A씨 등 7명을 배임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해당 고소장에는 위탁업체들이 주차장을 운영한 지난 2010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총 189억8천만원을 착복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지난 2022년 11월부터 입주민들이 주차장을 직접 운영해 본 결과 한 달 동안 1억3천만원 가량의 수익이 생겼는데, 위탁업체가 주차장을 운영한 146개월 동안 수익금이 관리비 계좌로 입금된 적이 없었다는 주장 등이었다.
실제 오피스텔 주차장을 위탁·운영하는 경우 수익의 90%가량을 건물 관리비로 배분하는 게 통상적이라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혐의가 분명함에도 경찰이 피고소인 조사도 진행하지 않는 등 수사를 무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이 고소장을 접수하고 1년여 동안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채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주민들의 이의제기 이후에야 다시 보완 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입주민 관리단 대표는 “입찰을 관계 업체가 받기 위해 입찰 사이트에서 날짜를 조작하거나, 차명계좌로 수익을 빼돌리다 세무서에 적발되는 등 착복 행위에 관한 분명한 증거들이 있다”며 “빼돌렸다고 추정되는 금액도 180억원이 넘는 등 규모가 큰데 수사를 지지부진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분당 일대에서 ‘오피스텔 헌터’라는 ‘꾼’들이 관리비를 착복하는 범죄가 횡행한데 수사 진전이 없는 건 토착 비리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서 혐의를 분명하게 특정하라는 요구를 받아 보완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고소인에게 추가로 받은 자료를 살펴보고 있고, 확인을 마치는 대로 피고소인도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목은수·김순기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