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 외출·‘냥이’ 짝꿍 찾기… 반려동물 인식까지 바꿀 ‘깜냥’
화성 ‘도우미견나눔센터’가 효시… 종합문화시설 자리잡아
여주 피크닉존·스포츠경기장·추모관 등 B구역 올상반기 개관
동두천에는 동반여행 겨냥 야외공연장까지 ‘테마파크’ 관심
道, 펫티켓·교감치료에 취업 지원… 유기동물 입양 홍보도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천500만명을 넘어서며 반려동물은 관광산업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관광업계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관광업이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인 가운데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가뭄에 단비 같은 기회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의 위기 탈출을 위해 관광산업 육성을 모색하는 지자체들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객들을 이끌 여가·휴게 시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반려마루’가 대표적이다. 도는 반려동물 사업을 동물복지 차원에서 시작했고, 반려마루도 애초에 동물복지시설에 가까웠다. 이제 반려마루는 동물복지뿐 아니라 반려동물 동반 여가·휴게 공간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을 테마로 여행시설로 떠오른 반려마루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경기도의 반려동물 정책을 살펴본다.
■ 동물 보호·입양에서 종합문화시설로
반려마루는 현재 화성과 여주 도내 2곳에 조성돼 있다. 모두 도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르면 2년 뒤 2027년께 경기 북부인 동두천에도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반려마루 화성은 2011년 화성시에 들어선 ‘도우미견나눔센터’가 효시다. 원래 이곳은 버려진 반려동물을 보호하고 새 주인을 만나게 해주는 일종의 동물복지시설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고양이입양센터, 반려동물 놀이터 등의 시설이 하나둘 추가되면서 규모가 커졌고 마침내 2024년 5월 반려동물 종합문화시설로 재개관했다.
반려마루 여주는 2023년 11월 개관했다. 현재는 문화센터, 입양관리동, 보호동 등이 조성돼 운영 중이다. 이곳은 A·B 두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놀이터와 피크닉존, 스포츠경기장, 추모관이 들어서는 B구역은 올해 상반기 중 개관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두 구역이 모두 운영되면, 그야말로 반려동물 테마파크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도가 시설 전체를 운영하나 전문성을 위해 동물보호와 입양, 문화교육 등은 민간에 위탁했다.

반려마루 중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이 바로 반려마루 동두천이다. 반려마루 동두천은 동두천시가 공모를 통해 조성되는 곳으로, 처음부터 반려동물 동반여행을 겨냥해 테마파크 형태로 기획됐다. 동두천시는 이 시설을 통해 침체한 지역경제 회복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곳에는 문화센터를 비롯해 캠핑장, 물놀이터, 산책로, 추모관에 더해 야외공연장까지 갖출 계획이다. 소요산 자락에 조성되고 있어 숲과 반려동물을 주요 테마로 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반려마루 외에 반려동물 동반 여가·휴게 공간 확대를 위해 올해 캠핑장, 도그풀, 산책로 등 여가시설을 파주·양주·포천·가평 등 4곳에, 반려견 놀이터를 고양·시흥·김포·의정부·포천·가평 등 6곳에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유기동물 보호·입양 등 동물복지 확대

동물복지는 경기도의 반려동물사업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난 3월 경북에 산불의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반려견들이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남아 있었다.
도는 산불 속에서 구조된 반려견 60마리를 반려마루 여주로 옮겨와 돌보고 있다. 반려견들은 이곳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이중에는 새끼를 낳은 반려견도 있다. 도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초로 반려마루 화성에 고양이입양센터를 두고 버려진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20여 마리를 입양 보냈다.
도는 동물보호시설 확대에 그치지 않고 동물보호 문화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올바른 반려문화를 위해서는 일반인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일환으로 도에서는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입양주간’이 운영되고 있다. 도와 일선 시·군이 합동으로 반려동물 입양 캠페인을 벌여 입양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락사 위기에 처한 반려동물 428마리가 구조되기도 했다. 올해는 보호유기견과 반려인, 자원봉사자를 연결한 ‘팻리더스 봉사단’이 발족돼 반려문화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반려마루는 이런 반려문화 인식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려동물 보호 자원봉사자들은 반려마루 여주를 견학해 시설 청소에서부터 입양홍보까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년간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 반려동물과 여가 즐기며 반려동물 교육도

반려마루는 여가·휴게 공간을 갖추며 반려인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도는 이를 반려동물 입양문화 확산과 반려동물 관련 교육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반려인들은 이곳에서 반려동물과 여가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관련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반려마루에서는 문화교실을 열어 반려인들이 비반려인들과 공존하기 위해 갖춰야 할 펫티켓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비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생명존중과 교감치료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나아가 취업박람회를 열어 반려동물과 관련한 취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리딩독, 수의사, 훈련사 등을 체험하는 교감 프로그램도 현재 마련 중이다. 또 반려마루를 지역 관광 활성화와 연계해 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대상지 공모사업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테마파크 조성을 원하는 시·군이 전체적인 개발 계획을 세우고 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반려마루를 모델로 큰 예산이 들지 않는 시설 지원도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도는 반려인 증가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동물 입양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도내 각종 행사에 입양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SNS를 활용한 홍보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반려마루사업 확대를 위해 동물 유기 방지와 입양문화 정착을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하고 타 기관과 반려동물 문화행사·축제 공동 주최, 지역 주민과 지자체 간 협업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여가·휴양 시설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