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C·카일 등 미군 반환 공여지 2곳 선택

파주·수원시와 함께 道 최종 후보지 올라

중첩규제 한계 넘어 ‘첨단산업 거점’ 기대

성장·자립하는 ‘도시 산업구조’ 구축 목표

김동근 의정부시장
김동근 의정부시장

얼마 전 의정부시는 파주·수원시와 함께 경기도 경제자유구역 최종 후보지에 올라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최종 관문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 의정부시는 경제자유구역 부지로 캠프 레드클라우드(CRC)와 카일 등 미군 반환 공여지 2곳을 선택했다. 이 두 곳은 현대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일뿐만 아니라 주변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경제자유구역으로서 지역 내 어느 곳보다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됐다. CRC는 교통의 중심지인 데다 대학이 인접해 있고, 캠프 카일은 을지대와 가톨릭대 병원이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주변 여건의 강점을 살려 CRC 부지는 미디어·콘텐츠 및 인공지능(AI) 산업, 캠프 카일 부지는 바이오메디컬 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무엇보다 우리 시가 내세운 경제자유구역은 서울 등 수도권의 주요 산업과 연결망을 이루는 연계형 산업벨트 구축이 가능한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미디어콘텐츠의 경우, 서울 상암·창동과 경기 의정부·고양으로 이어지는 환형 클러스트를 이룰 수 있다. AI의 경우에는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 의정부를 연결하는 클러스트를 형성할 수 있다. 바이오메디컬도 서울 홍릉, 노원과 의정부가 클러스트로 묶일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수도권에 첨단산업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이점이다.

의정부 시민들은 오랫동안 개발에 목말라했다. 6·25전쟁이 끝나자마자 미군이 주둔하며 안보 희생을 강요당해왔고,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에 묶여 도시 발전을 위한 개발다운 개발을 하지 못했다. 의정부시의 70%는 여전히 개발 제한에 묶여 있는 땅이다. 이런 사정은 우리 시가 이번에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 우리 시가 추구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이루는 데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다. 그토록 갈망하던 첨단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외국인 투자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게 돼 도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지난 수십 년간 따라다니던 ‘군사도시’라는 꼬리표를 끊고 기업도시로 나아가게 될 수 있다.

그만큼 경제자유구역은 우리 시에 여러 의미를 지닌다. 중첩규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첫걸음이며, 군사도시니 베드타운이니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거점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다지게 된다.

사실 우리 시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선 후보지인 미군 반환 공여지는 서울과 인접해 있는 데다 넉넉한 가용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수도권에선 보기 드문 입지다. 게다가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인천 송도 등 국내 굴지의 첨단산업 거점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광역철도와 순환도로 등 교통 인프라도 뒤지지 않는다.

의정부시는 그동안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짧은 시간이지만, 숨 가쁘게 내달려왔다. 제조업 중심의 지역 산업구조를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업유치팀과 미래산업팀을 신설하고 데이터·바이오 관련 기업에 이어 최근에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미국 미네르바대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문가, 교수 등과 민관 워킹그룹을 만들어 추진 전략을 구상했다. 약점을 보완해 강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도전했다.

우리 시에 있어 경제자유구역은 과거와는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도시경제의 질적인 확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길러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의정부시에 경제자유구역이 들어선다면 그 영향은 경원선을 따라 경기 북부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시 스스로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도시 산업구조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는 데는 길게는 2년이 걸린다. 그동안 우리 시는 전략산업 기반을 다지고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철저히 준비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경제발전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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