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병원 추진’ 허종식 의원 토론회
신속의료대응 국내외 어떤 곳보다 열악
“중증호흡기병 유입주기, 점점 짧아져”
영종 주민들도 필수의료서비스서 배제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대부분이 영종지역이 아닌 외부로 후송되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은 30㎞ 이상 떨어진 인하대병원이고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최근 공공의료 분야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가운데 23일 국회에서 인천공항 감염병 대응병원 설립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려 이목이 쏠렸다.
참석자들은 국제공항에 감염병뿐 아니라 항공재난사고가 상존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간 1억명이 오가는 인천공항의 의료접근성이 국내외 어떤 공항보다 열악하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쓰러진 임신부가 2시간 넘게 병원을 찾다 구급차에서 출산한 사례 등이 지목됐다.
이날 토론회는 인천공항 인접지역에 ‘신속 의료대응체계’ 구축을 추진해온 민주당 허종식(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이 주관했다. 앞서 허 의원은 인천공항이 직접 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과 공항 및 항만이 있는 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발제는 임정수 가천대길병원 공공의료본부장과 백진휘 인하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이 맡았다.
임정수 본부장은 공항을 통해 유입되는 중증호흡기감염병 발생주기가 점점 짧아진다고 강조하는 한편, 응급·외상·분만 등 필수의료 대응력이 취약한 영종지역 실태를 짚었다.

임 본부장은 “해외 주요 국제공항은 3~6㎞ 이내에 감염병 특화병원이나 공항과 연계된 항공의학센터 등이 있고 배후에 감염병 대응 의료기관들이 존재한다”며 “그런데 세계 톱3 규모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지역에는 종합병원과 응급의료기관이 전무해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타고 타 지역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증 감염병 환자는 합병증 진료나 에크모 등을 위해 다른 과 전문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평상시 (감염병 병원)중환자실·병실을 일반종합병원 시설로 운영하다가 위기 발생 시 특화시설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백진휘 센터장은 “김포공항은 4.1㎞, 제주공항은 3.2㎞, 무안공항도 13㎞ 거리에 응급의료기관이 있는데 인천공항은 인하대병원이 31㎞ 거리에 위치해 신속한 의료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인천공항의 중요도, 테러나 항공사고 대응, 감염병 유입 등을 고려한다면 공공 주도의 종합병원 건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허종식 의원은 “인천공항 개항 이후 24년이 지났지만 의료공백은 변한 게 없고, 공항 곁에 사는 영종 주민들도 필수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돼 있다”며 “감염병 대응병원은 공항에도, 지역에도, 위기에도 작동하는 공공의료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