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산 승용차 시장에서 마이너 3사로 불리는 KGM, 르노코리아, 쉐보레의 점유율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본사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점과 신차 출시 간격의 장기화 등 경쟁력 약화 요인들이 겹치며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24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승용차 시장 점유율의 91.4%는 현대차, 기아차로 집계됐다. KGM과 르노코리아, 쉐보레의 합계 점유율은 8.6%에 머물렀는데 이는 마이너 3사의 전 차종의 신차등록 대수를 합쳐도 기아 쏘렌토 한 차종의 성적(2만6천779대)에 못미치는 수치다.
마이너 3사의 국내 점유율은 지난 5년간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2020년 18.7%였던 점유율은 해마다 하락해 2021년 13.9%, 2022년 13.5%, 2023년엔 10.2%까지 내려갔고, 결국 지난해에는 10%의 마지노선마저 무너졌다
자동차 업계에선 마이너 3사의 하락세가 장기화할수록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먼저 국내에 본사를 둔 현대·기아차와 달리 글로벌 본사에 뿌리를 둔 마이너 3사들은 상대적으로 국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불리한 지점이 있다. 특히 주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신차 출시에 있어 본사의 컨트롤을 받고 있다 보니 메이저 3사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정비 시설 등 낮은 인프라도 점유율 확장을 막는 데 한몫하고 있다. 당일 혹은 늦어도 3일 이내에 이뤄지는 현대·기아차 수리 서비스와 달리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마이너 3사는 고객들의 선호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도 곧장 반영돼 마이너 3사의 중고차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마이너 3사의 전략적인 국내 시장 축소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KGM의 경우 국내 내수 시장보다 수출에 신경 쓰며 생산 기지화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르노 역시 단기적으로는 철수 가능성이 낮지만 국내 생산 원가가 일본보다 더 높은 점 등을 볼 때 장기적으로 국내 로컬 기업 자리만 유지하고 국내 시장은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