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섬┃이명애 지음. 사계절 펴냄. 40쪽. 1만6천800원

육지에선 먼 바다, 해류에 밀려온 플라스틱이 모여 섬이 됐다. 그런데 정작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섬.

바다 한가운데 새로 생겨난 그 섬에 새들은 갈 수 있다. 학습이 돼 있지 않은 새에게는 플라스틱이 그저 알록달록한 장신구에 가깝다. 새들은 플라스틱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몸에 두르거나 맛을 보거나 삼켜본다. 그렇게 플라스틱은 새들의 몸속으로, 바다 생물에게 점점 퍼져 들어간다. 바다에는 5조2천500억개의 플라스틱 파편이 있고 매년 800만t이 새롭게 바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폐기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생물체로 알려진 바닷새. ‘플라스틱섬’은 이런 심각한 이야기를 바닷새의 입을 통해 전한다.

바닷새는 ‘내가 사는 섬’ 이야기를 담담하게 표현해낸다. 책은 폐기물을 옮기는 트럭들, 알록달록한 생활의 풍경, 색색의 파편이 모이는 먼 바다와 순진하게 탐색하는 새들의 모습을 비춘다.

화려한 인공의 색과 푸른빛을 잃은 바다, 먹색으로 통일된 자연색의 색 대비는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