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과도기 정부… 美, 회의적 가능성
급변하는 정세 대응 ‘부엉이파’ 리더십
외교안보 전략 등 검찰개혁 공약 발표

한국과 미국이 관세 문제에 대해 24일(현지시간) 2+2 통상 협의에 착수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지금이라도 경제특명전권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부엉이 리더십’을 토대로 실용주의 외교로 대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외교·안보 전략 및 검찰 개혁에 대한 공약을 제시한 김 지사는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질문에 “상대 국에선 우리 측과 합의한 내용들이 향후 이행되는데 있어 의아함을 가질 수 있다. 저도 여러 국제 무대에서 협상을 해봤지만, 상대 정부가 불안정하거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경우 회의감이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여야, 정부가 합의한 경제특명전권대사를 임명하고 그 협상 결과에 대해선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행을 담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풍 앞에서 지금 여야가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져서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USTR)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 양국은 7월 초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패키지 합의를 추진키로 했다.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해나간다는 데 양측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게 최 부총리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좋은 협상 결과를 만들기도 쉽지 않겠지만, 만약 가장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는 확신이 들더라도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협상에 있어서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 협상 테이블에 앉은 두 장관이 언제까지 할 분들인가”라며 “혹시라도 (현재 대선 출마론이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추후 행보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임한다면 매우 잘못된 것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하드 파워(제조·국방)와 소프트 파워(K컬처·민주주의)를 결합한 글로벌 스마트 파워 전략,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동남아·서남아 등 글로벌 사우스 동반자 전략 등으로 국제 사회에서 역할을 강화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과거의 질서가 깨지며 완전히 새로운 판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부엉이파’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전략적으로 우리 목소리를 내는 한편,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약 발표에 앞서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4·27 판문점 선언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던 김 지사는 “남북 관계를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김 지사는 “북한은 현재 물밑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움직임 등을 보이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중재자로 나서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 경제통일론을 바탕으로 북한이 국제적 협력망에 편입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안보 전략과 함께 제시한 검찰 개혁 방안으로는 기소청으로의 축소 개편 및 중대범죄수사처 신설을 통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거론했다. 전날인 24일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점을 “보복 수사”로 규정한 그는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 등을 통해 무소불위한 검찰의 권한을 견제하고 수사권 남용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