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조계 음식 문화 조사·연구’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연구소 겸비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서

관련 프로그램 운영 탐구·고증 나서

김중배 셰프는 “‘개항기 당시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은 무엇을 먹으며 살아갔을까?’란 질문에서 출발해 시민들과 함께 당시 음식을 재현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4.23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김중배 셰프는 “‘개항기 당시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은 무엇을 먹으며 살아갔을까?’란 질문에서 출발해 시민들과 함께 당시 음식을 재현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4.23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 중구 신포동 거리를 걷다 보면 하얀색 바탕에 ‘김중배’란 이름이 크게 쓰인 간판이 눈에 띈다. 소설 ‘이수일과 심순애’에 등장하는 ‘다이아몬드 반지의 김중배’가 아니다. 2023년 3월 문을 연 프랑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예약제 식당 ‘김중배 레스토랑’의 간판이라는 건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김중배 레스토랑의 또 다른 이름은 ‘김중배 인터내셔널 컬리너리 아트센터’다. 식당이면서 요리연구소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김중배 레스토랑과 인터내셔널 컬리너리 아트센터의 운영자 김중배(56) 셰프가 올해부터 그 연구소의 기능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한다. 김 셰프는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에서 개설한 ‘개항장 세계음식문화탐구’ 프로그램 운영을 맡게 됐다.

최근 김중배 레스토랑에서 만난 김 셰프는 “그동안 인천(제물포) 개항장과 관련한 수많은 프로젝트와 콘텐츠가 있었으나 음식 문화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시도는 없었다”며 “‘개항기 당시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은 무엇을 먹으며 살아갔을까?’란 질문에서 출발해 시민들과 함께 개항기 외국인들의 음식을 재현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은 오는 7월30일까지 개항장 세계음식문화탐구 프로그램 수강생 10명을 모집하고 있다. 김 셰프는 수강생들과 함께 8월6일부터 10월1일까지 매주 수요일 총 9차례에 걸쳐 세계 음식문화와 한식문화, 개항장 시대 음식문화 등을 조사·연구하기로 했다.

김 셰프는 “1883년 개항 이후 인천 개항장에는 청나라(중국)와 일본 외에도 각국 조계에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다양한 서양 국가 사람들이 살았고, 그들은 분명 자국 문화의 가정식을 만들어 먹었을 것”이라며 “올해는 요리사의 관점과 인문학적 시각으로 그들의 음식 문화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내년부터 각 나라의 주한 대사관을 통해 조사하는 등 각국의 음식을 고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셰프는 “140년 전 그 격동의 현장에 있었던 외국인들의 마음을 음식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지금도 개항장과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개항기 음식을 재현한다면 현 개항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꾸물꾸물문화학교 동네예술대학은 김 셰프의 세계 음식 문화 탐구 프로그램 외에도 ▲윤종필 작가의 ‘자유공원(만국공원)과 맥아더를 주제로 한 리서치와 커뮤니티 판화’ ▲조우 작가의 ‘개항장 어반 스케치’ ▲서점 마계의 개항장 이야기 탐구·낭독회 ‘이야기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등 프로그램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