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에 부과한 ‘25% 관세’ 외에
철강·알루미늄 등서 중복 없도록
1대 값 3.75%까지 우리 부품 환급
복잡한 공급망 셈법 ‘무릎’ 해석
궁극적인 철회 기대감 나오기도
자동차 및 부품 관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발짝 물러설 것으로 보여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도 한숨을 돌릴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완성차에 부과한 25% 관세 외에 철강·알루미늄 등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가 중복으로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 표 참조

미국 내 제조 자동차 1대 가격의 3.75%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부품 관세 환급이 가능해지고, 2년 차에는 2.75%로 축소된 뒤 점진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예정됐던 25% 관세 역시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번 완화 조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중복 관세 폐지와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한 환급에 국한되긴 했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와 시장의 반발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외국산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주축인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등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러트닉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에 서한을 보내 자동차 관세 철폐를 다시 한번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에 관세 완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은 자동차 공급망의 복잡한 구조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은 북미 3국(미국·멕시코·캐나다)의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돼 엔진·변속기 등의 부품이 완성차로 최종 조립되기까지 평균 7∼8차례 국경을 오가야 하는데, 부품이 국경을 넘을 때마다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업계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그만큼 증폭된다.
다음 달 3일 부과가 예정됐던 대미 관세가 완화되면 국내 부품업체들도 숨통이 트인다.
미국의 대(對) 한국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135억달러로 대 세계 자동차부품 수입(2천125억 달러)의 6.4%에 달하고, 한국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 비중도 36.5%로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천2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 자동차부품이 미중 무역갈등을 틈타 중국 자동차부품의 대체지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반대급부로 제기되고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부품의 경우 중국 수입품에 60%가 넘는 균일관세 부과 시 (미국의 수입선이) 우리 부품으로 대체되면서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