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례없는 네거티브 전쟁이었다. 선거기간 내내 의혹폭로와 비방만이 이어졌다. 정책은 실종됐고 국민들은 정치환멸에 몸서리쳤다. 그러나 현명한 유권자들은 그들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그들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그리고 이제는 갈등을 치유하며 화합과 통일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개표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다 환호하고 탄식했던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게 경제회생과 국민통합, 남북협력, 교육문제 등 현안들을 차근차근 그러나 속시원히 해결해 주기를 바랐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단연 경제회생이었다. 유권자 새내기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김경호 (19)군은 "폭력과 비방만이 난무한 정치에 실망해 기권하려다 그래도 나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귀중한 권리를 포기할수 없었다"고 밝히고 "일자리 부족으로 젊은 층들에게 너무나 일반화돼 있는 좌절감과 구직의 간절함을 새 정부가 반드시 해소시켜 주길 기대한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김영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정책대결이 실종된 선거였다"고 전제하고 "현재 우리 서민경제는 끝간데 없이 추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새 대통령은 경제적 성장과 균형발전 등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치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탈피해 지역특성을 고려한 균형전략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된 경제 전략을 마련,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로 갈기갈기 찢어진 민심을 추스려 국민·사회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심충식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은 "갈라지고 깨진 서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넓은 아량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양극화 해소를 통해 국민통합의 기반을 마련, 땀흘려 일하는 자들에게 공평한 공과가 돌아가는 정의사회 마련에 온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선거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 고소·고발이 난무한데다 지난 17일에는 'BBK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 수사가 계속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4월9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다툼이 계속되고 이합집산도 가속화될 경우 국민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는 끝났다. 새 대통령의 당선이 대립의 앙금을 털고 지역과 계층간 불신의 벽을 넘어 새로운 출발의 신호탄이 되길 국민들은 진정으로 소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