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제17대 대통령 당선증을 교부받아 법적으로 당선자 자격을 갖추게 됨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등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과 당선후 첫 전화통화를 갖고 순조로운 정권이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당선자는 임기말 국정의 원활한 마무리를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른 시일내에 회동을 갖고 국정 현안 전반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 당선자는 측근들에게도 '인수위팀', '4월 총선팀', '조각팀'으로 나눠 정권 출범 작업을 서둘러 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이날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가능하면 정치인은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벼운 실무적 인수위를 꾸리겠다"며 큰 틀의 인수위 구성 방향을 제시했다.

인수위 규모는 기존 인수위보다 3분의 1가량 축소된 100명 내외로 꾸려질 전망이며 기획과 정무 분과를 비롯해 총 7~8개 분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원장은 이르면 24일 발표될 예정으로 경제마인드를 갖추고 있고 관료 경험이 있는 비(非)정치인 가운데 발탁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박세일 서울대 교수와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윤여준 전 의원, 윤진식 전 산업부장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수위원장이 누가 될지는 당선자 이외에 아무도 모른다"면서 "다만 당선자께서 (현역 정치인 이름이 거론된) 기사를 읽어 보면서 '정치인은 아니라는데 왜 이렇게 하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해 현역 정치인 출신 인수위원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당선자는 또 21일께 당선자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발표한다. 당선자 비서실장에는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 당선자 대변인에는 박형준 당 대변인의 기용이 유력하다.

한편 이 당선자는 이르면 21일 오후부터 며칠간 지방 모처에 머무르며 새 정부의 콘셉트를 포함한 정국 전반에 관한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 명칭으로는 '실용정부', '이명박 정부'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이날 밤 9시25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국제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축하 인사와 함께 이 당선자의 미국 방문 초청 의사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