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표 차로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당선자는 20일 서울 가회동 자택앞에서 100여명의 주민들로 구성된 농악대들의 환영을 받으며 집을 나서 국립현충원을 방문한데 이어 내·외신 기자회견과 중앙선대위 해단식 등 대선 후보 일정보다 더 바쁜 첫 하루를 보냈다. 청와대 경호팀으로 인계인수된 경호를 받으며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선영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경찰특공대·청와대 경호팀 철통경호
○…이날 오전 7시48분께 종로구 가회동 자택을 나선 이 당선자는 그를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며 "좋은 아침입니다. 늘 감사합니다"고 인사 한 뒤 곧바로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를 타고 국립 현충원으로 향했다. 그가 나오기 1시간 전부터 이웃 주민과 농악대 등 100여 명이 한옥촌 골목을 가득 메웠고 공중파 방송 3사는 이 당선자의 출근 상황을 생중계했다. 소총을 든 경찰 특공대가 전날 밤부터 이 당선자의 자택 앞에서 경계 근무를 섰고 청와대 경호팀도 이날 새벽 투입돼 기존 경찰 경호팀과 협력경호를 했다.

이 당선자는 경찰의 도로 통제를 받으며 현충원에 도착, 소속 의원 및 당협위원장, 지지자 등 200여 명과 함께 무명용사탑에 헌화 및 분향하고 묵념을 올렸다.


"여야는 적 아닌 필요한 반대자"
○…이 당선자는 오전 10시부터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소감과 향후 국정운영 방향 등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확고한 화합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변화는 우리 시대의 산소"라고 전제, "분노와 증오와 거짓의 정치로 우리 사회를 선진화할 수 없다. 저부터 마음에 응어리가 있다면 풀겠다"면서 "여야는 서로 적이 아니고 필요한 반대자이다"며 화합을 주창했다.


"돈 안쓰니까 표가 더나오더라"
○…이 당선자는 회견 뒤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 중앙선대위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해단식에는 이 당선자와 강재섭 대표, 정몽준, 박희태 의원 등 중앙선대위 관계자와 당직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해 10년만의 정권교체를 자축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이 당선자에게 선관위의 대통령 당선증이 전달되는 순간 당사는 일순 감격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이 당선자는 인사말을 통해 "어느 누구도 이제 한나라당에 대해 차떼기당이란 말을 할 수 없다"며 "돈을 안 쓰니까 표가 더 나오는 것 같다. 이제 시대는 돈을 주고 아무리 표를 사도 돈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선거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