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늘 영화관에 특수를 창출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명절 전 특수를 맞는다면, 영화관은 연휴 전날 저녁부터 특수가 시작된다. 명절에 북적이는 영화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간혹,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고, 조상님께 인사 드리는 명절에 집에 붙어있지 못하고 영화관을 가는게 눈치가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어쩌겠나. 어쨌든 명절은 휴일인 것을. 휴일을 휴일답게 만드는, 휴일을 보다 신나게 만들어주는 설연휴 개봉작 4편을 소개한다.

■ 남쪽으로 튀어(2월6일 개봉)

-장르:코미디, 15세 관람가

-감독:임순례

-출연:김윤석·오연수·김성균

명절엔 역시 코미디가 정답이다. 아니, 조금 식상한가? 설특집 TV프로그램 편성표를 들고 꼭 봐야할 프로그램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다가 '설특선영화-가문의 영광'이란 문구를 보고 '뭐, 좀 새로운 코미디 영화 없을까?'라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 '남쪽으로 튀어'가 정답이다.

충분히 웃기면서도 뒤통수를 한대 빡 얻어맞은 것같은 호쾌한 코미디 영화다. 너무 애쓰지 말자, 애쓰지 않아도 잘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영화는 그간 한국 영화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를 제시한다.

할 말은 하고, 못마땅한 건 하지 않는 최해갑(김윤석)은 제멋대로 정해진 국민연금 거부, 부실한 학교 급식에 당당히 교장 면담을 요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개념 갑이다. 임순례 감독의 따뜻한 연출이 어우러져 오래 곱씹을수록 진한 맛이 우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