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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고양 시외버스종합터미널 지하 1층 푸드코트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 후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
비상상황서 열차 3~4대 정차
수백명 승객들 승하차 '아찔'
역무원 뒤늦게 연기로 감지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2층과 연결된 지하철 3호선 백석역은 화재가 발생한 지 10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채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 승객들까지 피해를 입을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코레일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께 백석역 역무원이 대합실 쪽에서 자욱한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 냄새를 맡고 황급히 열차운행여부를 총괄하는 본부 관제실에 연락, 기관사들에게 '무정차통과'를 지시했다.
이같은 통제로 오전 9시 15분부터 오전 10시 20분까지 상·하행 16개 전동차가 백석역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지 10분이 지나도록 터미널과 소방당국은 수백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백석역에는 아무 통보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터미널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9시께. 터미널 지하2층 홈플러스와 연결돼있는 백석역 역무실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 10분이 넘었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
이 때문에 유독가스가 지하철 역사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동차 3~4대가 정상운행 됐고 수백명의 승객들은 평소처럼 지하철을 이용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역무원이 유독가스가 유입되는 사실을 알고 바로 관제실에 연락해 무정차 통과를 시켰고 승강장에 대기하던 수백명의 승객들도 신속하게 밖으로 대피시켰다"며 "하지만 역무원이 알기 전까지 터미널, 소방본부 등 어디에서도 따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열차를 기다리다 대피한 승객 A(29)씨도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방송으로 대피하라고 해 영문도 모르고 뛰어 나왔다"며 "밖에 나와서 터미널에서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터미널과 역사를 막는 방화벽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터미널과 역사로 연결된 통로의 방화벽은 터미널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연기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작동하지 않았다.
유독가스가 역사에 유입되면서 역무실에서 공조기(매연배출장치)를 가동했지만 쉽사리 연기가 빠지지 않았고, 결국 역무실 측이 직접 나서 오전 9시 45분께 터미널과 연결된 부분의 방화벽을 내려 연기를 차단했다.
백석역 관계자는 "유독가스를 빼기 위해 공조기도 돌리고 방화벽까지 수동으로 내려 차단했지만, 터미널 연결통로쪽은 연기가 잘 빠지지 않아 계속 출입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사고발생 당시 현장에 역장이 나와 열차통과 여부를 상의해 일단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무정차통과시켜달라고 협의했다"고 밝혔다.
/김재영·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