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리거나 비상착륙하는 비행기 해프닝은 잦다. 지난 2월 12일 영국 저가항공(Flybe) 비행기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belfast) 공항에 막 착륙하려던 참에 조종사의 한 쪽 의수(義手)가 빠져버렸다. 놀라 당황한 건 조종사보다 부조종사였고 비행기는 조종사 외팔만으로 무사히 착륙했다고 영국 항공사고조사 당국이 지난 8월 밝혔다. 지난 7월 3일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시카고→캘리포니아 비행기가 비행 중 갑자기 탈출용 슈터(shooter)가 오작동, 튀어나오는 바람에 캔자스 주 위치토(Wichita)에 비상착륙했고 LA→멜버른의 호주 칸타스(Qantas)항공은 지난 7월 2일 천장에서 갑자기 물이 쏟아져 통로가 흠뻑 젖었지만 "괜찮다"는 기내방송과 함께 비행은 계속됐다. CNN이 비행기 속 코브라 뉴스를 전한 건 또 2012년 12월 5일이었다. 짐 속에 숨겨 들여간 코브라에 물리는 바람에 카이로→쿠웨이트 이집트항공이 중도에 국내공항에 긴급 착륙했다는 거다.

작년 5월 9일 밤 뉴욕→LA의 아메리칸항공 기내에선 또 술 취한 승객이 가수 휘트니 휴스턴(Houston)이 주연한 영화 주제곡 'I will always love you'를 목청껏 뽑아대는 바람에 캔자스시티에 중도 착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감동적인 회항의 경우도 있다. 승객 270명의 캐나다→호주 에어캐나다 보잉777기에 호주해상보안청의 긴급 구조 요청이 들어온 건 2012년 10월 16일이었다. 폭풍으로 해상 표류중인 요트 좀 찾아 달라는 거였다. 14시간 비행 끝에 막 호주에 착륙하려던 비행기는 승객 전원의 동의를 얻어 고도 3만7천피트에서 4천피트로 급강하, "모두 창밖 좀 살펴 달라"는 기내방송을 한 지 25분, 한 승객이 소리쳤다. "요트가 보인다"고. 그래서 9시간 표류의 요트는 주변의 상선에 무사히 구조됐고 기내엔 요란한 박수가 터졌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과자봉지 해프닝은 웃기는 축에도 못 든다. 그런 사소한 일이라면 소곤소곤 타일러도 하늘같은 속칭 '갑(甲)질'에 그만 을(乙)도 아닌 병(丙) 쯤의 승무원이 절절맸으련만…. 부잣집에서 어릴 때부터 얼마나 안하무인으로 자랐으면 그랬겠는가가 중론이다. 가정교육이란 그래서도 중요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