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포닌 풍부한 야생도라지 추천
봄철 감기로 인해 목이 붓고 아프면서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배즙이나 도라지를 달여서 먹으면 좋다. 나름 효과를 보신 분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처방(處方)인줄은 모르시는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이붕고(梨硼膏)라는 처방으로 붕소(硼素)대신에 도라지를 사용한 것이다. 오늘은 흔히 목에 좋다고 알려진 도라지와 배의 정확한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배(梨)는 맛이 달콤하고 시원하며, 특히 과즙이 매우 풍부해 시원한 배 한 조각만 먹어도 갈증이 사라진다. 이러한 배의 효능을 한의학에서는 ‘생진액(生津液), 청열(淸熱), 화담(化痰)’이라 설명하고 있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배의 풍부한 과즙으로 몸 안에 수분 및 영양분을 보충하고(生津液), 수분 등이 부족해서 생기는 열을 서늘하게 내려주고(淸熱), 또한 염증이나 가래 등을 열을 내려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없애준다(化痰)는 뜻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배가 목에 좋다는 정도로만 말한다.
이를 한의학적으로 풀어 말하자면 감기나 피로, 혹은 기타 여러 원인에 의해 목이 붓거나 열이 나면서 목에 갈증이 있는 경우에 배를 복용하면 수분 및 영양분을 보충하며 동시에 기관지 및 목의 열을 내려주므로 목이 시원해지고 기타 염증 등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능을 볼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도라지는 순전히 인후부 및 기관지에 생긴 가래를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도라지는 한의학에서 길경(桔梗)이라 하며 배농소종(排膿消腫)의 기능을 한다. 즉 인후부에 염증이 이미 상당히 진행해 끈적끈적한 가래와 노란 고름이 생긴 경우 이를 배출시키고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힌다.
이는 약리학적으로 설명이 되는데, 길경 속의 사포닌 성분은 호흡기관 점막을 자극해 그 점액 분비량을 증가시켜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따라서 도라지의 핵심 기능은 목에 생긴 가래를 배출시키는 역할이다.
하지만 흔히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하는 재배 도라지는 이러한 사포닌 성분이 부족하고, 실제로 사용해도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에 반해 약용으로 사용하는 야생 도라지는 사포닌 함량이 높으며, 특히 껍질에 더욱 많다.
따라서 약용 야생 도라지를 곱게 분말로 만들어 한 티스푼 정도 입에 넣고 침을 통해 살살 녹이듯이 먹으면 목에 가득찬 가래를 줄이는데 좋다.
/김병철 수원 거북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