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구의 자원 활용 고민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2년차 첫 일정을 인천의 ‘오래된 가게’를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유정복 시장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인천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유 시장은 1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숭의동 주인공원 골목에 있는 ‘신광이발관’을 찾았다. 신광이발관은 1964년 신축한 다섯 평(16.69㎡)짜리 건물에서 50여 년 동안 동네를 지키고 있다.
45년 경력의 이발사 이원호(66)씨는 1993년 가게를 인수해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전부터 쓰던 신광이발관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유 시장은 15년 된 이발 의자에 앉아 머리를 다듬고, 지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옛날식 면도칼로 면도를 했다. 옛 이발소의 모습을 간직한 건물 내부를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이날 유정복 시장의 ‘오래된 가게 찾기’는 동구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이어졌다. 유 시장은 수십 년째 운영하고 있는 헌책방들과 최근에 만들어진 배다리안내소, 아벨전시관 등이 어우러져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현장도 살폈다.
유 시장이 찾은 가게 2곳은 인천문화재단이 지난 상반기 발간한 ‘문화의 길’ 총서 시리즈 아홉 번째 책 ‘세월을 이기는 힘 오래된 가게’에 소개된 곳들이다.
유 시장이 취임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 가장 먼저 오래된 가게를 찾은 이유는 뭘까. 유 시장은 “오래된 가게는 구도심의 상징이자, 이곳에 사는 시민의 생활공간”이라며 “인천시가 구상하는 인천 가치 재창조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중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1주년 기자 설명회에서 인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새로운 도시와 구도심의 불균형이라고 했다.
같은 날 유 시장은 중구 일대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최근 구도심 현장을 방문하는 행보를 이어가며, 구도심 정책의 가장 중심에 있는 중구와 동구에 대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과거 인천에서 가장 활력이 넘쳤던 중구와 동구가 가진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이라며 “공직자 중심의 정책보다는 실제로 생활공간에서 살고 있는 주민 스스로 가치를 찾고, 변화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