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합 상태 문제 ‘원인’
오징어등 질긴음식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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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찬 김찬병원 대표원장
얼굴 또는 관자놀이 부위가 짜증스럽게 쿡쿡 쑤시면서 무거움이 느껴지는 경우, 흔히 편두통쯤으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이 경우 턱관절통이 아닌지 한 번은 의심하고 넘어가야 한다.

턱관절통은 입을 벌리고 다물 때나 음식물을 씹을 때 귀 앞 관절부 내지 귓속에서 소리가 나는 증세가 나타나며, 심한 경우 통증 때문에 입을 벌리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턱관절은 얼굴 양쪽 귀의 앞에 있는 관절로, 양쪽 두 개 관절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말할 때나 씹을 때 움직이게 된다.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관절 중 하나다. 보통 사람이 음식을 씹을 때 들어가는 힘은 성인 한 사람을 들어 올리는 힘과 비슷한데, 턱관절은 음식을 씹을 때마다 이러한 충격을 받는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는 원인은 치아, 즉 윗니와 아랫니가 물리는 교합상태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위턱과 아래턱의 치아는 정상적인 경우 톱니처럼 맞물려 있지만 치아가 빠진다거나, 임플란트와 같이 새로운 치아를 끼웠을 때 잘 맞지 않거나, 틀니를 끼고 있거나, 사랑니가 나서 치아가 물리는 상태에 변화가 생기거나, 선천적으로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위·아래 치아가 서로 맞물리지 않고 조금씩 미끄러지면서 턱뼈도 같이 미끄러져 관절에 미세한 자극이 계속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 되면 턱뼈의 위치가 변하고 턱관절의 디스크가 미끄러져 원래 자리를 벗어나 턱관절의 이상을 초래한다.

오징어같이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나고,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 편측성 저작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서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청소년층에서 턱을 괴는 습관으로 인해 턱관절통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턱관절통의 중요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트레스와 연관된 문제 중 하나가 수면 중에 이를 가는 습관이다. 이러한 습관이 있는 사람의 경우 턱관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훨씬 높다.

턱관절 디스크는 단단한 섬유성 연골로서 뼈와 뼈 사이에서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며, 턱뼈가 움직일 때 같이 움직여 턱의 운동을 도와준다.

그러나 디스크가 원래 자리를 벗어나면 뼈와 뼈 사이에 디스크 후방조직, 다시 말해 신경이 분포돼 있는 인대가 눌리면서 신경에 압박을 가해 씹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입을 벌릴 땐 이런 인대가 심하게 늘어나면서 몹시 아프게 된다.

소리가 나는 원인은 디스크가 반쯤 벗어난 상태에서 디스크 후방의 두꺼운 부위가 뼈와 뼈 사이에 걸리면서 소리가 나면서 발생한다.

턱관절통의 특징 중 하나는 두통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보통 턱관절통이 있는 사람의 70~80%에서 두통이 함께 나타나는데 편두통이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은 턱관절 질환이 만성으로 오래 진행된 사람일수록 잦으며, 턱관절에서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두통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턱관절통의 치료는 턱관절 디스크 치료, 저작근 유발점 치료, 성상신경절 치료와 더불어 부정교합을 교정해줘야 한다. 이런 치료와 함께 잠잘 때 이를 가는 습관, 한쪽으로만 음식물을 씹는 습관, 딱딱하고 질긴 음식 등을 즐기는 습관 등을 고쳐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김 찬 김찬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