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서초 통과 ‘최적 노선’ 발표

분담금·차량기지 감내한 과천 ‘비상’

시의회·단체 등 긴급 대응 나서

올해 상반기 노선결정 ‘중요 시기’

과천시의회 하영주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시민단체, 재건축단지 조합장 등이 지난 7일 과천시의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위례과천선 과천시 요구 노선 관철을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5.3.7  /과천시의회 제공
과천시의회 하영주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시민단체, 재건축단지 조합장 등이 지난 7일 과천시의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위례과천선 과천시 요구 노선 관철을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5.3.7 /과천시의회 제공

과천과 서울 강남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위례과천선’ 노선을 놓고 과천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과천시가 막대한 분담금과 차량기지 수용까지 감내하며 주암지구와 과천과천지구를 모두 지나는 노선을 요구해 왔지만 국토교통부가 서초를 지나 과천지구로 연결되는 노선을 최적 노선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제시한 노선은 사실상 주암지구를 ‘패싱’하는 것과 다름없는 노선이어서 과천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이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서기로 하는 등 반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의 노선은 국토부가 지난달 26일 공고한 ‘위례~과천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전략 및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에 포함돼 공개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6일 공고한  ‘위례~과천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전략 및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공개’에 제시된 서초~과천과천지구 일대 노선안. 국토부는 빨간색으로 표시된 ‘대안노선1’을 최적 노선으로 선정했다. 과천시가 요구해온 주암지구 통과 경로는 ‘대안노선2’(파란색)와 유사하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6일 공고한 ‘위례~과천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전략 및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공개’에 제시된 서초~과천과천지구 일대 노선안. 국토부는 빨간색으로 표시된 ‘대안노선1’을 최적 노선으로 선정했다. 과천시가 요구해온 주암지구 통과 경로는 ‘대안노선2’(파란색)와 유사하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부는 공고에서 서울특별시 서초·강남·송파구 및 과천시·성남시 일원에 총연장 28.25㎞ 규모로 조성되는 ‘위례~과천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의 노선으로 총 3개의 노선안(대안노선)을 제시하면서 ‘대안노선1’을 최적 노선으로 선정했다. 서울 우면2지구와 서초지구 중심을 지나 과천지구로 연결되는 노선인데, 주암지구 대부분이 위례과천선 혜택에서 벗어나는 경로다.

그동안 과천시는 주암지구 동쪽 양재IC(장군마을)에서 주암지구 중심부를 지나 과천지구로 연결되는 노선을 요구해 왔다. 국토부가 제시한 ‘대안노선2’가 이와 유사한 경로의 노선이다.

과천과천지구와 주암지구에 위례과천선을 끌어오기 위해 광역교통개선 분담금 4천억원과 차량기지 관내 수용까지 받아들였던 과천시는 비상이 걸렸고 시의회가 곧바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의회는 지난 7일 하영주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김성훈 과천회 회장, 신원수 과천시민회 회장, 관내 재건축 단지 조합장,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과천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국토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5월 발표한 과천과천지구 광역교통 개선대책 노선도. 위례과천선 노선이 주암지구를 통과하는 경로로 표시돼 있다(초록색 사각형 부분).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가 2020년 5월 발표한 과천과천지구 광역교통 개선대책 노선도. 위례과천선 노선이 주암지구를 통과하는 경로로 표시돼 있다(초록색 사각형 부분). /국토교통부 제공

시의회는 앞서 지난 1월에도 ‘과천위례선 주암역·과천지구역·과천대로(문원)역·양재IC(장군마을)역 설치 강력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하 의장은 지난 5일 개최된 경기도시·군의회의장 남부권협의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건의안을 안건으로 올려 만장일치 채택을 이끌어냈다.

과천시도 국토부에 시측의 의견을 제출한 데 이어 주암지구 입주를 추진하는 주요기업들과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중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고하고 다음달까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노선은 주민 의견수렴과 이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조정·결정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가 노선 결정의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협의 과정에서 과천시(경기도), 서울시, 국토부 간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데 과천시가 ‘차량기지 수용 불가’ 카드를 꺼내들면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한편 위례과천선은 올해 하반기 중 제3자 제안 공고를 거쳐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며 오는 2026년 말 본격 착공해 2031년 개통이 목표다.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